5장. 우크웨레, 우카미, 우도에를 거쳐 우세구흐하로 (9)
12일에 카라반은 운게렌게리Ungerengeri 강가에 있는 무쏘우디Mussoudi에 도착했다. 다행스럽게도 이번 행군에서는 밀림에서 발생하는 온갖 성가신 문제가 우리의 끈기 있는 당나귀들에게 하나도 일어나지 않았다. 또한, 우리에게도 다행이었다. 짐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됐고, 어둡기 전에 캠프에 도착해야 한다고 조급해하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다. 짐은 오직 한 번 우리 훌륭한 당나귀 등에 단단히 실렸고, 당나귀들은 길이 좋아서 바로 캠프로 행진했다. 키세모Kisemo를 떠난 후로 단 한 번도 짐을 내려서 다시 싣거나 짜증스러운 말을 한마디라도 뱉거나 한 일이 없었다. 야생의 자연은 아름다웠다. 수많은 꽃과 달콤한 향기를 풍기는 다양한 관목들로 향기로웠다. 야생 세이지와 인디고 식물indigo plant 등이 눈에 띄는 관목 숲도 있었다. 야생의 자연 속에서 영광을 누리리라는 아름다운 기대는 키라 봉우리Kira Peak와 키라의 자매 봉우리들 기슭에서 끝났다. 이 봉우리들은 우도에와 우카미 사이에서 경계를 이루었고, 거리는 20마일이나 됐다. 이렇게 멀리 떨어진 산들은 탁 트인 대평원과 군데군데 숲을 이룬 부분들, 그리고 경사진 초원들로 이루어진 장엄한 그림에 결코 부적절하지 않은 배경이 되어 주었다. 그 파란 산들에는 완전한 한 폭으로 그리기에 충분한 그림 같은 아름다움과 웅장함이 있었다. 바이런 같은 시인이 이런 풍경을 보았다면 이렇게 시적으로 표현하고 싶었을 것이다.
새벽이 밝아온다, 아침 여명이 비친 우도에의 험악한 비탈과
검은 우루굼Urrugum의 바위, 키라의 봉우리는
엷은 안개 가운을 반쯤 걸치고, 수많은 실개천으로 몸을 적시고,
많은 회갈색, 보라색 줄무늬를 펼친다.
운게렌게리 골짜기에 가까워지자, 돌출된 화강암과 눈부신 석영이 붉은 흙 위로 머리를 드러냈다. 우리는 이 바위들이 툭툭 튀어나온 등성이를 내려가다 운게렌게리의 검은 찰흙 퇴적지에 있으며, 주위에 사탕수수와 수수, 인디언 옥수수, 카사바 등을 심은 밭들과 커리 나무, 가지, 오이 등을 심은 밭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운게렌게리의 강기슭에는 바나나 나무들이 무성했고, 그 위로 아름답기가 페르시아 체나르나 아비시니아 플라타너스와 견줄만하고 높이가 70피트가 넘는 당당한 음파라무시mparamusi [mgude라고도 불림; 영어로는 Sterculia appendiculata] 나무가 하늘로 솟아 있었다. 나무줄기는 1등급 범선의 큰 돛대로 쓰여도 손색이 없을 만큼 곧고 훌륭했고, 왕관 모양으로 넓게 펼쳐진 잎은 빽빽하고 색이 선명해서 다른 어떤 나무보다 돋보였다. 그보다 더 큰 수종도 20가지가 있었고, 그들의 넓게 퍼진 가지는 좁지만 빠르게 흐르는 강 건너편까지 뻗어있었다. 그 계곡의 저지대와 강과 접한 지역은 최근에 호랑이풀과 뻣뻣한 갈대로 형성된 숲으로 빽빽했다.
무쏘우디Mussoudi는 높은 지대에 자리잡아서, 인근의 100여개가 넘는 다른 마을을 내려다보았다. 그곳은 우크웨레Ukwere의 서쪽 끝이었다. 운게렌게리 강 서쪽 강변부터 카미족Wakami의 영토이다. 가난한 카미족에게는 필요한 양의 곡식을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무쏘우디에서 하루를 머물러야 했다. 땅이 비옥하고 인구밀도도 높은 계곡에서 식량이 부족한 이유는 앞서간 많은 카라반이 앞으로 남은 행군을 위한 식량을 비축하려고 과도하게 곡식을 쓸어 갔기 때문이었다.
14일에 우리는 운게렌게리 강을 건넜다. 강물은 여기에서 계곡의 남쪽 끝까지 남쪽으로 흐르다 휘어져서 키세모에 이를 때까지 동쪽으로 흐른다. 언제나 걸어서 건널 수 있고, 강폭이 20야드밖에 안 되는 지점에서 강을 건넌 후, 우리는 질척거리는 땅과 풀이 우거진 계곡을 따라 1마일 더 걸었다. 이어서 고지대로 올라갔고, 음파라무시, 타마린드 [콩과의 상록 교목] 타마리스크 [tamarisk; 위성류], 아카시아, 꽃이 핀 미모사 등이 있는 숲을 가로질렀다. 두 시간 동안 오르막길을 따라 걸어서 가장 큰 산등성이의 능선 위에 서니 시야가 탁 트였다. 아래로 나무가 무성한 평야가 보였고, 멀리 우리가 방금 전에 떠나온 키세모의 산등성이도 보였다. 수백 피트를 내려오는 내리막길은 깊고 작은 골짜기의 모래사장이 있는 메마른 개울에서 끝났다. 이 개울 양쪽 어느 쪽으로든 내려온 만큼 다시 올라가야 했다. 비슷한 풍경이 이어지다, 새로 만든 보마boma [야생 들판에 목책을 두른 구역]에 도착했다. 그곳엔 건초로 잘 지은 오두막이 있었고 물웅덩이가 있었다. 우리는 거기에서 밤을 보내기로 하고 즉시 그곳을 차지했다. 수레는 우리에게 꽤 많은 골칫거리를 제공했다. 196파운드를 등에 지고 쉽게 운반할 수 있는 가장 힘 좋은 당나귀도 겨우 225파운드의 짐이 실린 수레를 끌 수 없었다.
15일 이른 아침에 캠프를 걷고 미키세흐를 향해 출발했다. 아침 8시 30분에 우리는 키라Kira 봉우리의 남쪽 면을 오르고 있었다. 주변 지역보다 200피트 높은 곳에 올라갔을 때 휴경 없이 경작되는 방대한 땅이 보여서 기뻤다.
키라 봉우리 남쪽 경사면에 있는 등성이의 능선을 따라 걷고 나서, 우리는 키우리마Kiwrima의 작은 계곡으로 다시 내려가게 되었다. 그곳은 우리가 우도에Udoe에서 만난 첫 번째 마을이었는데, 항상 충분히 물을 공급받을 수 있다. 키우리마에서 서쪽으로 2마일 떨어진 곳에 미키세흐Mikiseh가 있다.
16일 우리는 두세 시간 동안 걸어 울라갈라Ulagalla에 도착했다. 울라갈라는 우루구루Uruguru 산맥과 우도에 산맥 사이에 있는 지역 또는 그 지역의 일부를 가리키는 명칭이다. 우루구루 산맥은 이 지역의 남쪽 경계를 이루고 우도에 산맥은 북쪽 경계를 이룬다. 두 산맥은 평행하고 10마일가량 떨어져 있다. 그렇게 형성된 분지의 주요 부분을 울라갈라라고 부른다.
무할레흐Muhalleh가 다음 마을이고, 여기에서 우리는 세구흐하족Waseguhha의 영토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행군 내내 우리는 산맥에 둘러싸이게 되었다. 왼쪽에는 우루구루 산맥이 있었고 오른쪽에는 우도에 산맥과 우세구흐하 산맥이 있었다. 지금껏 단조로운 평지를 보며 오래 걷고 나니 반갑고 고마운 변화였다. 길 양옆에 계속 이어진 숲속을 들여다보는 일에 싫증이 났을 때는 산기슭을 올려보며 낯선 나무, 식물, 다양한 색깔의 꽃을 관찰하면 됐다. 이 즐거운 일에 변화를 주고 싶으면 고개를 들어 길고 꼬불꼬불한 산등성이들을 보며 그들의 외곽선, 옆으로 튀어나온 부분, 위로 솟은 부분, 계곡, 불룩하게 나온 바위와 깊이 갈라진 틈,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상에서 바닥까지 산을 덮고 있는 짙은 초록 숲들에 대해 마음속으로 보도기사를 작성하면 됐다. 그리고 당나귀에 실은 짐이나 조심조심 발걸음을 떼는 짐꾼의 속도 등과 같은 세속적이고 자질구레한 일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때, 구름이 산의 정상 언저리에 걸려있는 모습을 보는 것이 즐거웠다. 구름은 양털 왕관 모양이 되었다 환상적인 모양으로 뭉치고, 풀어졌다 함께 모여서 비를 내릴 것이라 위협하는 장막이 되었다가 태양이 점점 밝아지자 어딘가로 흘러가 버렸다.
마간가가 이끄는 네 번째 카라반은 추가로 3명의 환자가 생긴 채로 무할레흐에 있었다. 내가 다가가자 그들은 몸을 돌려 간절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약을 주시는 분’이라고 말했다. 작은 팔로 치는 박수 소리가 나를 환영했고, 쌀과 구워 먹을 인디언 옥수수 선물이 내가 수락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마간가에게 말했듯이 그의 일행이 8~10번의 행군을 앞서있다는 소식이 이런 환영과 선물보다 훨씬 더 기뻤을 것이다. 이 캠프에서 우리는 또한 상아 300개를 운반하는 거대한 카라반을 이끌고 동쪽을 향했던 살림 빈 라쉬드Salim bin Rashid를 만났다. 이 훌륭한 아랍인은 쌀을 선물하며 신참자인 나를 환영했을 뿐만 아니라, 리빙스턴 박사의 소식을 전해주었다. 그는 우지지에서 그 만년의 여행가를 만나서, 2주 동안 바로 그의 옆에서 살았다고 했다. 회색 콧수염과 턱수염을 길게 길렀고, 심각한 병에서 회복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매우 노쇠해 보였다고 했다. 완전히 회복하면 마룬구Marungu에 갈 것이고 가는 길에 마니엠마Manyema라는 지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했다.
무할레흐가 있는 운게렌레리 강이 흐르는 계곡은 매우 비옥해 보였다. 이곳에서 자라는 수수는 키가 가장 컸고, 인디언 옥수수는 미국 아칸소주 깊숙한 곳에서 본 적 있는 최고의 열매와 견줄 만했다. 많은 산에서 흘러내린 시냇물 때문에 비옥한 흙이 매우 질척거렸다. 그래서 캠프에 도착하기 전에 몇 가지 사고가 있었다. 천이 젖었고, 차에 곰팡이가 생겼고, 설탕에 물기가 스며들었고, 연장들이 녹슬었다. 그러나 즉시 상황을 파악하고 주의했기 때문에 큰 손실은 예방할 수 있었다.
세구흐하족의 태도와 표정에는 지금까지 본 도에족Wadoe, 카미족Wakami, 크웨레족Wakwere과 비교할 때 약간 다른 점이 있었다. 우리가 지금까지 봤던, 기쁘게 언급할 만한 예의 바른 태도는 하나도 없었다. 물물교환을 하고자 하는 그들의 분명한 바람은 우리가 그들이 제시하는 가격으로 그들의 물건을 사야 한다는 무례한 암시를 동반했다. 만일 우리가 이의를 표현하면 그들은 화를 냈다. 거칠게 반박하고, 화를 참지 못해 노발대발했고 협박하는 말을 지껄였다. 조용하고 친절한 크웨레 족의 행동과 정반대되는 이런 이상한 행동은 성미 급한 그리스인과 냉정하고 침착한 독일인의 태도를 비교하면 잘 설명이 될 것이다. 부족한 것이 있어서 그들의 식료품을 사야만 했으나 듣던 대로 이 지역과 이 지역에서 생산한 것들은 믿을 만했고, 꿀에서는 유명한 히메투스Hymettus[그리스 동남부 아테네 동쪽의 산] 산 꿀에서 나는 독특한 맛과 향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