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2018
리빙스턴 박사를 찾아서: 08: 우니아니엠베에서의 삶과 고난, 전쟁에 말려들다 2
크위쿠루Kwikuru를 떠나 한 낮은 산등성를 넘자, 곧 나즈막한 두 산맥 사이에 자리 잡은 크위하라 Kwihara가 있었다. 크위하라 북단의 서쪽은 둥근 성채처럼 생긴 짐빌리Zimbili의 산으로 막혀있었다. 계곡 위로 강한 햇빛이 비쳐 반짝였으나 마을은 왠지 차갑게 느껴졌다. 아마도 전반적인 단조로움을 색조 변화만으로는 구제하기엔 역부족인 전체적 황량함이나 가을 색을 띤 초지의 효과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같았다. 햇살은 저토록 눈이 부시고 대기는 청명하기 그지 없는데 아래 산들은 빛이 바랬다. 아니 빛바랜 듯 보였다. 옥수수는 베어낸 지 오래였고 그 자리에는 그루터기들과 연갈색 들판으로 변한 밭들이 있었다. 평평한 지붕의 집들은 진흙으로 만들어졌는데, 모두 연갈색을 띠고 있었다. 오두막들은 초가지붕을 이었고 껍질을 벗긴 나무로 만든 울타리로 에워싸여 있었는데, 모두 연갈색이었다. 우사가라의 산맥에서 사납게 불어오는 차갑고 병을 부를 것 같은 바람 때문에 뼛속까지 치명적인 냉기가 파고들었다. 그러나 강렬한 햇빛은 여전히 반짝거렸다. 이따금 검은 소 한두 마리와 홀로 높이 자란 나무가 잠시 시선을 끌었지만, 그것으로 무채색 그림이나 무맛의 음식 같은 크위하라의 첫인상을 결코 바꿀 수는 없었다. 고개를 들면 창백하게 푸르고 점하나 없이 깨끗하고 끔찍하리만큼 청명하고 고요한 하늘이 있었다.
사이드 빈 살림의 템베에 가까워지자 셰이크흐 빈 나시브와 다른 주요 아랍인들이 우리와 합류했다. 내 대원들은 템베 정문 앞에 짐과 상자들을 쌓아놓고, 맹렬한 속도로 혀를 놀려서 첫 번째, 두 번째, 네 번째 카라반의 대장들과 병사들에게 자신들이 겪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그 사건들만이 이야기할 가치가 있는 듯 보였다. 그들은 제한된 자기 주변 밖의 일에 대해서는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았다. 다른 카라반 대장들이 뒤이어 자신들이 길에서 겪은 일을 이야기해야 했다. 그들의 혀가 일으키는 소음은 격한 싸움 소리처럼 시끄러웠다. 그러나 우리가 다가가자, 모든 시끄러운 지껄임이 일제히 멈췄고, 내 카라반 대장들과 길잡이들은 ‘주인님’이라고 외치며, 내가 친구라도 되는 양 나를 맞으러 몰려왔다. 충성스러운 바루티Baruti는 내 발밑에 엎드렸다. 다른 녀석들은 총성을 울리며 갑작스러운 광기에 휩싸인 미치광이처럼 행동했다. 일제히 외치는 환영 인사가 사방에서 들렸다.
“나리, 들어오십시오. 이제 이곳이 당신의 집입니다. 여기는 당신 대원들이 지낼 곳입니다. 이곳은 아랍 인사들을 맞을 장소입니다. 여기는 주방입니다. 여기는 창고입니다. 이곳은 복종하지 않는 하인들을 위한 감옥입니다. 여기는 당신의 백인 대원을 위한 방들입니다. 그리고 여기가 당신이 사용할 곳입니다. 보세요. 여기는 침실이고, 여기는 총기실, 화장실 등입니다.” 사이드 빈 살림은 내게 이곳저곳을 보여주며 그렇게 말했다.
맹세코 이곳은 이곳 중앙아프리카에서 가장 안락한 장소였다. 이런 상황에서라면 누구나 시인인 듯 많은 말이 샘솟겠지만, 밖으로 나오기를 갈망하는 여러 생각을 미래의 어떤 날을 위해 아껴두기로 했다. 우리는 지금 당장 물품을 저장해야 하고 얼마 남지 않은 짐꾼들에게 나머지 임금을 마저 주고 돌려보내야 했다.
봄베이는 튼튼한 저장소를 열고 평소대로 짐을 쌓아두라는 명령을 받았다. 구슬은 구슬끼리 줄 맞춰 층층이 쌓고, 철사는 분리해서 따로 쌓았다. 보트들과 캔버스 천 등은 흰개미가 닿을 수 없는 높이로 쌓았고, 무기와 화약통이 든 상자들은 총기실에 안전하게 보관했다. 그리고 천이 든 짐 하나를 풀어서 각 짐꾼에게 공에 따라 보상했다. 그들은 이제 각자 집으로 돌아가서 친구와 이웃들에게 백인이 아랍인보다 얼마나 대우가 후한지 이야기할 것이다.
그러고 나서 첫 번째, 두 번째, 네 번째 카라반의 대장들에게 보고를 받았다. 그러고 나서 그들 각자의 창고를 살펴보았고, 행군 동안 벌어진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들었다. 첫 번째 카라반은 키루루모Kirurumo에서 전쟁에 휘말렸으나 무사히 빠져 나와 아무것도 잃지 않고 우니아니엠베에 도착했다. 두 번째 카라반은 펨베라 페레흐와 카디디모 사이에 있는 숲에서 만난 도둑에게 총을 쏘았다. 네 번째 카라반은 마렌가 음칼리의 정글에서 짐짝 한 개를 잃어버렸고, 그 짐의 짐꾼은 도둑이 휘두른 몽둥이에 머리를 세게 맞았다. 도둑은 우고고 경계 근처의 정글에서 어슬렁거리는 녀석들이었다. 나는 그들의 불운이 그 정도에 그쳐서 기뻤다. 대장들은 그 자리에서 질 좋은 메리카니 5도티씩을 포상으로 받았다.
다시 허기가 막 느껴지던 참에 아랍인들이 보낸 노예들이 훌륭한 음식을 가득 올린 쟁반을 들고 줄줄이 들어왔다. 첫 쟁반 위에는 수북한 밥과 카레로 요리한 닭고기가 가득 담긴 사발이 있었고, 다음 쟁반에는 10여 개의 밀가루로 만든 빵이 있었고, 다음에는 김이 나는 뜨거운 꽈배기 도넛이 가득 있었고, 다음에는 파파야, 다음에는 석류와 레몬이 있었다. 뒤이어 등에 혹이 있는 살진 소 다섯 마리와 양 여덟 마리, 염소 열 마리를 몰고 남자들이 들어왔다. 다음 사람은 여남은 마리의 닭과 달걀을 가지고 왔다. 참으로 유용하고 고귀한 정중함의 표현이었고 후한 환대였다. 이들은 단번에 내 마음을 사로잡아, 나는 진심으로 그들에게 감사했다.
내 대원은 이제 25명으로 줄었다. 그들은 내 테이블과 내 앞마당에 펼쳐진 지나치리만큼 풍성한 광경을 보고 나만큼이나 기뻐했다. 그들의 눈을 보니, 그들의 날뛰는 상상력이 기름진 음식을 먹게 되리라는 기대를 일으켜 두 눈이 반짝였다. 나는 수송아지 한 마리를 잡아서 나누어 먹으라고 명령했다.
이제 내가 명소라고 생각하게 된 이곳에 우리 탐험대가 도착한 이튿날에 타보라의 아랍 유력 인사들이 나를 축하하러 왔다. 그들의 환영은 버튼 대위와 스피크, 그랜트가 수년 전에 방문하고 기록해 두었던 이야기에 나온 것과 같았다.
타보라Tabora는 중앙아프리카에서 가장 중요한 아랍인 정착지이다. (그곳에 카제흐Kazeh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장소는 없다.) 천여 채의 오두막과 템베가 있고, 인구는 아랍인, 은그와나족, 원주민 등을 모두 합해 5천 명은 된다고 해도 과도한 추정이 아니다. 타보라와 타보라 옆에 있는 크위하라 사이에 거친 산등성이 두 개가 솟아있고, 이들은 안장처럼 생긴 낮은 고개로 이어져 있다. 크위하라에서는 그 고개 너머로 항상 타보라를 볼 수 있다.
이곳에서 잘 생기고 체격 좋은 사람들은 아랍인들이었는데, 대부분 오만 출신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스와힐리족이었다. 나를 찾아온 사람들은 모두 꽤 여러 명의 수행원을 동반했다. 그들은 타보라에서 상당히 풍요롭게 살고 있다. 그들의 정착지가 있는 평원은 나무는 없어도 매우 비옥하다. 목초지가 풍부해서 소와 염소의 대규모 목축이 가능하고, 우유, 크림, 버터, 기ghee 등을 충분하게 얻는다. 쌀이 어디에서나 재배되고, 감자, 얌, 무호고muhogo라고 불리는 카사바, 수수, 옥수수, 참깨, 기장, 쵸로코choroko라는 완두콩의 일종인 콩 등을 싸고 쉽게 구할 수 있다. 아랍인들은 그들의 템베 주변에서 자신들이 먹을 밀을 소규모로 재배한다. 또한, 오렌지, 레몬, 파파야, 망고 등의 나무를 심어 놓았는데, 이 과일나무들은 이곳에서 제법 풍성하게 자란다. 이 지역을 방문한 백인은 유력한 아랍인들에게 양파, 감자, 고추, 오이, 토마토, 가지 등을 구할 수 있다. 그들은 의심할 여지 없이 그들 나름의 식도락가들이다. 그들의 노예는 적어도 일 년에 한 번 해안에서 많은 물자를 운반해 들여온다. 많은 차, 커피용 설탕, 향신료, 젤리, 카레, 와인, 브랜디, 비스킷, 정어리, 연어, 좋은 옷감, 기타 개인적으로 필요한 여러 물품 등이 포함된다. 고위 아랍인은 거의 모두 풍부한 페르시아산 양탄자와 매우 화려한 침구, 제대로 갖춘 차와 커피 서비스, 호화롭게 조각된 놋 접시, 놋대야 등을 보여줄 수 있다. 그들 중 몇 명은 황금 줄이 달린 황금 회중시계를 자랑한다. 대부분 명품 회중시계다. 페르시아, 아프가니스탄, 터키에서처럼 하렘은 모든 아랍 집안에 필수 요소이다. 회교도들의 육욕은 동방에서와 마찬가지로 여기에서도 유명하다.
지금 내 템베 대문 앞에 서 있는 아랍인들은 전날 훌륭한 음식을 제공했던 사람들이었다. 격식 상으로도 당연한 순서이지만, 나는 맨 먼저 셰이크흐 사이드에게 환영 인사를 했다. 이어 카라그와Karagwa에 있는 잔지바르 영사 가문의 셰이크흐 빈 나시브와 인사했다. 이어 아랍인 무리에 섞여 있는 기품 있는 트로이인에게 인사했는데, 그는 용모도 훌륭했고 용맹함과 남자다움에 있어서도 가장 당당해 보였다. 그의 이름은 셰이크흐 크하미스 빈 압둘라흐Sheikh Khamis bin Abdullah였다. 다음은 젊은 암람 빈 무쏘우드Amram bin Mussoud였는데, 그는 지금 우로리Urori의 왕과 그의 호전적 부하들과 전쟁을 벌이는 중이었다. 다음은 잘생기고 용맹스러운 소우드Soud였는데, 그는 사이드 빈 마지드Sayd bin Majid의 장남이다. 다음으로 한껏 멋을 부린 트하니 빈 압둘라흐Thani bin Abdullah와 인사했다. 다음에는 무쏘우드 빈 압둘라흐Mussoud bin Abdullah와 그의 사촌 압둘라흐 빈 무쏘우드Abdullah bin Mussoud와 인사했다. 그들은 버튼과 스피크가 전에 살았던 집들의 주인이다. 그러고 나서 연로한 술리만 도와Suliman Dowa, 사이드 빈 사이프Sayd bin Sayf, 그리고 타보라의 수장인 연로한 셰이크흐 술탄 빈 알리Sheikh Sultan bin Ali와 인사했다.
아랍 거물들의 방문을 받으면 그들의 애정 어린 보호 아래에 있는 백인 여행자들은 자신을 낮추며 불편한 감정을 숨겨야 한다. 언젠가 위엄과 진정성이 담겨있던, 이런 식의 아랍 예법은 이제 그런 전통을 따르라고 그들을 압박하는 의례적인 행사에 불과했다. 그러므로 내 건강과 그들의 부와 내 감사와 그들의 충성 고백과 나를 향한 애정 등 그들과 나눈 대화를 전하는 것은 불필요하다. 축하의 말들과 무의미한 말들을 상투적으로 주고받은 후에 그들이 떠났다. 그리고 타보라에서 나를 위한 만찬을 준비하려 하니 참석해주길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