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2018

리빙스턴 박사를 찾아서: 07: 6



7장. 마렌가 음칼리, 우고고, 우이안지를 거쳐 우니아니엠베로 (6)



아침이 왔다. 아직 이른 시간임에도 카라반들은 길게 줄지어 걷고 있었다. 우리가 좁게 줄지어 걸었던 숲은 다른 숲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그런데 오직 한 줄만 통과할 수 있었고 시야가 매우 좁았다. 우리의 좌우의 숲은 어둡고 깊었다. 위를 보면 비구름으로 얼룩진 흐릿한 띠 모양 하늘이 있었다. 길 잃은 새가 하늘을 날며 지저귀는 소리나 카라반의 소음 말고는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카라반은 물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노래를 부르거나 콧노래를 흥얼거리거나 이야기를 하거나 소리를 질러 소란을 떨었다. 내 짐꾼 한 명이 지쳐 쓰러져서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카라반 행렬의 후미는 그가 살아있는데도 그냥 지나쳐다.

아침 7시, 우리는 니암브와Nyambwa에 도착해 이곳에 있는 좋은 물을 목마른 낙타처럼 탐욕스럽게 실컷 마시며 캠프를 설치했다. 오는 길에 근처에 마을이 있음을 알리는 광대한 곡식 밭이 있었고, 멈출 장소에 가까워지자 카라반은 눈에 띄게 속도가 빨라졌었다. 백인이 인구 밀집 지역으로 들어오자, 고고족 군중은 지나가기 전에 그들을 보려고 최대한 서둘러 나왔다. 남녀노소가 떼 지어 주변으로 몰려들어 우리는 이리저리 밀렸다. 매우 청승맞은 소리를 질러댔다. 그들이 이렇게 노골적으로 감정을 표출하는 것을 보고 내 항해사 출신 감독은 다음과 같이 이들의 정체를 파악하기도 했다. “그들의 빤히 바라보는 시선으로 볼 때 단언컨대 이들은 순수 혈통의 고고족이 분명합니다. 그들은 절대 시선을 돌리지 않습니다. 하마터면 그들의 뺨을 후려갈길 뻔했습니다.” 사실, 니암브와 고고족의 행동은 일반적인 고고족보다 심했다. 지금까지 우리가 만났던 고고 족은 그냥 빤히 보고 소리를 지르는 데서 끝났다. 그러나 이들은 모든 경계를 침범했다. 나는 그들의 과도한 무례함으로 조금씩 쌓였던 화가 폭발해 그들 중 가장 소란스러운 놈의 목덜미를 잡았다. 그가 느닷없는 공격으로 나간 정신을 차리기 전에 개 채찍을 휘둘러 소리로 위협했다. 채찍 소리는 그가 그다지 즐기는 소리는 아니었다. 그러자 이 응시자들의 부족은 그들이 타고난 비난하고 욕하는 재능을 모두 끌어내 표출했다. 그들의 표현 방식은 매우 독특했다. 화난 수고양이를 연상시키는 몸짓으로 다가와서 거친 쉿 소리와 개 짖는 소리와 비슷한 소리를 마구 지껄였다. 최대한 가깝게 글로 표현해 ‘해흐취트’로 들리는 갑작스러운 절규가 점점 커지며 쉰 목소리가 입 밖으로 나왔다. 그들은 ‘고고족이 이 백인에게 노예처럼 매질을 당해야 하나? 고고족 사람은 음그와나Mgwana(자유인)이다. 그들은 매질에 익숙하지 않다, 해흐취트.’라고 하며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했다. 그러나 내가 그들을 향해 채찍을 휘두르는 동작을 취할 때마다 이 거만한 허풍쟁이들은 화난 백인에게서 적당한 거리를 두는 편이 좋다는 것을 점점 알게 되었다.

이 일을 통해 고고족에게는 약간 남자다움과 힘의 과시가 오랫동안 필요했다는 것과 채찍으로 짜증스러운 상황을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모두 알았기 때문에 그들이 상식을 벗어나는 행동을 할 때마다 총알 발사될 때와 비슷한 소리를 내는 긴 채찍에 의지했다. 그들의 무례함이 나를 응시하거나 자기들끼리 내 얼굴색이나 옷차림, 장신구 등에 대해 수군거리는 데 그친다면 나는 조용히 그들의 즐거움이 되어주었다. 그러나 그들이 전진할 수 없을 정도로 밀치고 들어오면 채찍을 빠르게 좌우로 힘껏 내리쳤고, 그러면 곧 길이 열렸다.

펨베라 페레흐Pembera Pereh는 매우 작고 기묘한 분위기의 늙은이다. 그가 만일 우고고에서 가장 위대한 술탄이 아니었다면 아주 하찮은 존재로 보였을 것이다. 그는 많은 부족에 군림하며 권력을 즐겼다. 그렇게 힘 있는 추장인데도 차림새는 아랫사람들보다도 초라하다. 항상 더럽고 개기름이 번지르르 흐른다. 입 주위는 늘 역겹도록 지저분하다. 그러나 그의 기이한 모습이 전부는 아니다. 그는 영리함에 있어 견줄 사람이 없다. 아랍 상인들은 매년 우니아니엠베와 무역을 하는데, 그는 위축돼있는 아랍인들에게 천을 쥐어 짜낼 교묘한 방법을 항상 가지고 있다. 또한, 그는 보통사람에게는 매우 어려울, 재판이 필요한 사건을 손쉽게 처리한다.

셰이크 하메드는 허약하고 소심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가 현재 우고고를 통과하고 있는 카라반 연합을 이끄는 지휘자로 선출되었다. 그것은 아마도 ‘말쑥한 신사’를 표방한 그의 겉모습 때문이었을 것이다.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그는 무게와 역량이 부족했다. 캠프에 도착하자마자 말쑥한 양복 차림으로 동동거리며 커다란 보마boma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그가 보였다. 일을 처리하는데 안절부절못해 모든 일에 방해가 되었고 모든 사람을 성가시게 했다. 그는 어떤 짐도 자기 것과 섞이거나 가까이 놓이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자기만의 물건 쌓기 방식이 있고, 항상 그렇게 물건이 쌓여있는 모습을 봐야 직성이 풀렸다. 그는 자기 텐트 칠 자리를 고르는 특별한 기준이 있었고, 누구도 그가 정한 자리를 넘볼 수 없었다. 혹자는 그가 하루에 10마일을 걸을지 15마일을 걸을지와 같은 사소한 결정은 하인들에게 맡기리라 생각할지 모른다. 그는 절대 그렇지 않는다. 그는 자신이 감독하지 않으면 어떤 일도 잘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서서 감독하는 일이라면 절대 지치지 않고 피곤함이 무엇인지를 모른다.

아주 보기 드문 성격은 아닌데, 나름 특이한 성격이 셰이크 하메드에게 있었다. 그는 부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1야드든 1도티든 천을 들였으면 최대한의 결과를 얻어내려 온갖 애를 썼다. 그리고 그는 돈을 쓸 때마다 자신의 오장육부가 갉아 먹힌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스스로 그렇다고 이미 표현했다. 그는 우고고의 높은 물가와 술탄의 터무니 없는 요구에 울며 하소연이라도 할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런 그가 카라반들을 지휘하고,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한, 우고고에서 카라반이 지연될 일은 없으리라고 우리는 확신했다. 우고고의 식료품은 매우 비쌌다.

하메드는 니암브와에 도착한 날 엄청난 고통과 혼돈을 겪었기 때문에 살아있는 한 그날을 잊지 못할 것이다. 그의 불행은 캠프에서 너무 안달복달하며 이 일 저 일에 관여하느라 자신의 당나귀들을 펨베라 페레흐 술탄의 수수밭에서 헤매고 돌아다니도록 방치한 데에서 시작됐다. 몇 시간 동안 그와 그의 하인들은 고삐 풀린 망아지들을 찾았다. 어두워져서 더 찾지 못하고 돌아오며 하메드는 비탄에 빠졌다. 모진 운명이 100달러짜리 무스카트Muscat 산 당나귀들을 잃어버리는 것과 같은 형벌과 함께 찾아오자, 그는 동양인에게만 가능한 방식으로 자신의 슬픔을 표현했다. 나이도 더 많고, 경험도 더 많고, 더 현명한 셰이크 트하니는 술탄에게 손실을 알리는 편이 낫다고 하메드에게 조언했다. 현명하고 기민한 충고에 따라 하메드는 노예 두 명을 사절단으로 보냈다. 사절단은 펨베라 페레흐의 하인들이 덜 여문 수수를 뜯어 먹던 당나귀 두 마리를 잡았고, 당나귀의 아랍인 주인이 당나귀가 먹은 수숫값으로 1등급 천 9도티를 내지 않으면 펨베라 페레흐가 당연히 당나귀를 접수할 것이라는 소식을 가져왔다. 하메드는 실의에 빠졌다. 1등급 천 9도티라면 우니아니엠베에서 25달러 가치가 있는데 1야드어치 곡식을 먹었다고 그렇게 많이 내놓으라니, 그는 술탄의 요구가 터무니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100달러 가치의 당나귀들은 어떻게 될까? 그는 손실에 대한 보상요구가 얼마나 불합리한지 호소하고 천 1야드로 문제를 해결하러 술탄에게 갔다. 사실 1야드는 당나귀가 먹은 수숫값의 두 배도 넘을 것이다. 술탄은 폼베pombe를 마시고 있었는데, 이미 대화를 할 수 없을 만큼 만취 상태였다. 아마도 그게 그의 일상적인 모습일 것이다. 그래서 제 부족을 버리고 그의 대리인이 된 니암웨지족 사람이 전후 사정에 귀를 기울였다. 고고족 추장들은 대부분 자신의 오른팔로, 가장 중요한 대리인으로, 조언자로, 자신이 내린 처분을 집행하는 사람으로, 모두에게 이로운 일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일을 할 준비가 된 사람으로 니암웨지족 사람을 데리고 있다. 만족을 모르고 부지런히 음모를 꾸미는 어릿광대 같은 니암웨지족 사람이 고고족 술탄의 자문을 맡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누구라도 그놈을 손봐주고 싶은 생각에 사로잡힌다. 아랍인들을 상대로 하는 강탈, 억지, 착취는 대부분 이 교활한 변절자들의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셰이크 하메드는 이 니암웨지족 녀석이 술탄보다 훨씬 더 완고해서 1등급 천 9도티 이하로는 당나귀를 되찾을 수 없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일은 그날 마무리되지 않았고,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이, 하메드는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그러나 날이 밝자 당나귀의 손실, 무거운 벌금, 불면의 밤 이 모두는 사실상 축복이었던 것으로 판명됐다. 자정 무렵 캠프에 든 고고 족 강도가 천 꾸러미를 훔치려다 화가 나서 한숨도 못 자고 있던 아랍인에게 발각되었고, 귓가를 스치는 총소리에 줄행랑을 쳤다.

그 니암웨지 놈은 술 취한 주인을 위해 여러 카라반 대장들에게는 15도티를, 그리고 다른 여섯 카라반에게는 6도티씩을 받았었다. 다 합해서 이미 51도티나 받아냈지만, 다음 날 아침 우리가 떠나려 할 때 하메드에게 부과한 벌금을 1도티도 깎아줄 의사가 없었다. 불운한 셰이크는 다 주지 않으면 당나귀들을 남겨 두고 떠나야 할 형편이라 어쩔 수 없이 그 요구를 들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