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2018
리빙스턴 박사를 찾아서: 10: 우코논고의 음레라로 7
캠프를 설치하고 나서, 키란고지[길잡이]는 마을사람들에게 식량을 사려고 천을 조금 챙겼다. 앞길에 아무도 살지 않는 지역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135마일이나 된다고 했다. 아홉 번을 행군해야 하는 거리다. 그때 필요한 식량을 구하려 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키란고지는 식량대신 음테미Mtemi[왕 또는 추장을 의미]가 곡식 매매를 엄격히 금지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식량을 구해오라고 사람들을 키쿠루Kikuru로 되돌려 보낸다면 이곳에 며칠 동안 붙잡혀 그들을 기다려야 했기 때문에 외교력으로 이 문제를 푸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상황이었다. 나는 고급 상품이 든 꾸러미 하나를 열어 최고급 천 두 가지를 선택해서 백인의 경의와 우정을 표하는 의미라며 봄베이를 통해 술탄에게 전달하라 했다. 그는 언짢은 내색으로 천을 거절하며 봄베이에게 돌아가 자신을 귀찮게 하지 말라는 뜻을 백인에게 전하라고 명령했다. 간청을 해도 아무런 소용 없었다. 그는 마음을 누그러뜨리지 않았다. 몹시 고약한 성격에 허기까지 든 대원들은 어쩔 수 없이 저녁도 못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 노예 무역상이자 위대한 셰이크흐 빈 나시브의 식객 은하라Njara의 말이 떠올랐다. “아, 대장님, 대장님, 그 부족은 당신이 상대하기에 벅찰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돌아올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마니아라족Wa-manyara은 나쁩니다. 코논고족은 매우 나쁩니다. 자비라족Wazavira는 그들 중 최고로 나쁩니다. 나쁜 시기에 이 지역을 지나게 되셨습니다. 도처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캠프 모닥불 주위에서 오가는 대화의 내용으로 판단하건대, 그의 말은 정말로 너무나 분명한 것 같았다. 내 대원이 모두 도주해 버릴 것 같은 기운이 캠프를 감돌았다. 하지만 나는 아침에 음식을 구해다 줄 테니 용기를 잃지 말라고 대원들에게 말했다.
다음날 아침 고급 천 꾸러미가 열렸다. 그리고 이번엔 최고급 천 네 가지와 메리카니 2도티가 선택되었다. 이번에도 봄베이에게 찬사와 공손한 말을 장착시키고 짐을 지워 파견했다.
험악하고 적으로 만들기에는 너무 힘이 센 상대를 다룰 때는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 그가 가공할 힘을 가진, 우요웨흐Uyoweh의 왕인 미람보를 흉내내기로 마음을 먹었더라면 어쩔 뻔 했나! 다행히 내 아낌없이 후한 선물의 효과가 곧 풍부한 식량으로 캠프로 돌아왔다. 선물을 보낸 지 한 시간도 안돼서 쵸로코choroko 콩, 쌀, 마타마 혹은 도우라dourra, 인디언 옥수수로 가득 찬 상자들이 십여 명의 마을 사람들 머리에 얹혀 캠프로 운반되어 왔다. 그리고 바로 뒤이어 음테미가 약 30명의 머스킷총 병사와 20명의 창군을 대동하고 몸소 캠프로 왔다. 이 길에 최초로 나타난 백인을 보기 위해서였다. 전사들 뒤로는 후한 선물이 따라왔다. 꿀이 든 커다란 호리병들이 여러 개였고, 가금류들, 염소들, 그리고 내 대원들을 4일은 먹일 수 있는 양의 야생 완두콩 등 콩류 등이었다. 선물은 그에게 보낸 선물의 가치와 같으면 같았지 모자라지 않았다.
나는 캠프 입구에서 허리를 깊이 숙여 추장을 맞고 내 텐트 안으로 초대했다. 추장의 방문을 대비해 상황이 허락하는 최대한 텐트를 정돈해 둔 상태였다. 페르시아 산 카펫과 곰 가죽을 바닥에 펼치고, 넓은 심홍색 최신 천으로 키탄다kitanda(침상)를 장식해두었다.
추장은 키가 크고 체격이 단단했다. 나는 추장과 그의 지휘관들에게 앉을 것을 권했다. 그들은 기분 좋게 놀란 표정으로 나와 내 얼굴, 옷차림, 총 등을 바라보았다. 그들에게는 약소한 있는 그대로의 모습조차도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놀라운 광경이었던 것 같다. 그들은 몇 초간 강렬하게 나를 바라보고 나서 서로를 보더니 웃음보가 터져 맹렬히 웃으며 계속 손가락을 퉁겨 딱 소리를 냈다. 그들은 키니암웨지Kinyamwezi(니암웨지어)를 사용했다. 나는 내 통역관 마간가Maganga를 통해 그들을 만나 매우 기쁘다는 뜻을 추장에게 전했다. 찬사를 주고받고 잠깐 동안 은근히 기 싸움을 벌이는 시간을 갖고 나서, 추장은 총을 보여주기 바랐다. 그는 ‘16발 사격수’라는 별명의 윈체스터 소총을 보고 흥분해서 각 부분에 관해 수천 가지 찬사를 늘어놓았다. 크기는 작아도 치명적인 리볼버들이 그의 잠재된 웅변술을 자극했나 보다. 말하는 동안 뭔가 딴 짓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찬사가 장황했다. 그들은 탄약이 가득 장전된 쌍총신 총들을 보고 화들짝 놀라 벌떡 일어나 몸을 휘청거리며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 내 손님들의 관심이 점점 더 뜨거워졌다. 순간 그들은 서로의 검지를 잡아 비틀며 상대를 끌어당겼다. 어찌나 세게 당기던지 탈구가 걱정될 정도였다. 나는 그들에게 백인과 아랍인들의 차이를 설명하고 나서 약 상자를 꺼냈다. 그들은 작은 유리 약병들이 가지런하게 있는 모습에 또다시 미친 듯 웃어댔다. 추장은 그것들이 무슨 용도인지 물었다.
나는 “도와dowa.”라고 짧게 대꾸했다. ‘도와’는 약으로 해석될 수 있는 단어이다.
그들은 “오호, 오호, 도와, 도와”하며 감탄했다. 나는 금새 그들을 완전히 감탄하게 만들었고, 그들이 보았던 최고의 아랍인과 견주어도 내가 분명히 우월함을 성공적으로 보여주었다.
나는 의료용 브랜디가 담긴 유리병의 코르크 마개를 열며 “자, 이것은 키순구Kisungu 폼베Pombe(백인의 맥주)요.”라고 말하고, 한 숟갈 먹어보라고 하며 병을 건넸다.
“해칫, 해칫, 오, 해칫! 와! 백인들은 참 독한 맥주를 마시네! 아, 목구멍에 불이 붙었어!”
그래도 몸에 좋은 것이고, 약간 마시면 활기를 주고 좋지만 너무 많이 마시면 좋지 않고 죽을 수도 있다고 말해주었다.
그의 지휘관 한 명이 “나도 좀 주시오.”라고 말했다. 그가 맛을 보자 서로 “나도, 나도.”를 외쳤다.
다음으로 농축 암모니아 병을 보여주고 뱀에 물리거나 두통이 있을 때 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랬더니 곧바로 술탄이 머리가 아프니 그것을 써야 한다고 했다. 나는 눈을 감으라고 말한 뒤 코르크 뚜껑을 열고 병을 ‘술탄 폐하’의 코에 들이댔다. 그러자 그는 마법에 걸린 듯 총 맞은 사람처럼 뒤로 나가 떨어졌다. 그의 표정이 어떻게 일그러졌는지는 설명이 불가하다. 그 모습에 그의 지휘관들의 웃음이 터졌다. 그들은 연신 손뼉을 치고, 서로를 꼬집고, 서로의 손가락을 낚아채고, 그 밖에 다른 멍청한 짓들을 해댔다. 나는 정말로 이런 장면이 세계의 어떤 무대에서 소개됐더라도 청중들은 즉각적으로 반응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청중들이 내가 봤던 장면을 그대로 보았다면 발작을 일으키며 미친 듯이 웃었을 것이다. 마침내 술탄은 몸을 추슬렀다. 그런데 굵은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고, 얼굴은 아직도 웃느라 씰룩대고 있었다. 그는 느리게 ‘칼리kali’라는 단어를 말했다. 칼리는 뜨겁고, 강하고, 빠르고, 강렬한 약이었다. 그는 약을 더 요구하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지휘관들은 코로 조금 흡입해보려고 몸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들은 냄새를 맡자마자 발작적으로 웃었다. 고위급 방문으로 오전을 모두 보냈으나 우리에게도 그들에게도 모두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 술탄은 떠나며 백인은 모든 것을 아는데, 아랍인들은 백인에 비해 참으로 형편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