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2018

리빙스턴 박사를 찾아서: 05: 8



5장. 우크웨레, 우카미, 우도에를 거쳐 우세구흐하로 (8)



끔찍한 경험


다음 날 아침, 병이 나서 무기력하게 늘어진 내 사람들을 깨우기 위해 나는 철 국자로 양철 팬을 활기차게 두드렸다. 사파리가 곧 시작될 것이라는 뜻이었다. 사람들이 놀랍게 민첩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볼 때 이 방법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우리는 해가 뜨기 전에 출발했다. 킨가루 마을 사람들은 우리가 남기고 떠나는 하찮은 물건, 하다못해 쓰레기라도 얻을까 해서 매의 속도로 밖으로 나왔다.

임비키Imbiki를 향한 15마일의 긴 행군 동안 킨가루에 오래 머무른 탓에 내 병사와 짐꾼이 완전히 해이해졌음이 드러났다. 일부 대원들만이 밤이 오기 전에 임비키에 도착했다. 다른 사람들은 다음 날 아침 짐 실은 당나귀들을 동반하고 몸도 마음도 모두 형편없는 상태로 얼굴을 내밀었다. 허리가 약한 짐꾼 크하미시는 염소 두 마리, 짐 용 텐트, 울레디의 개인 물건을 몽땅 가지고 도망갔다. 울레디의 물건은 아라비아 무늬의 긴 셔츠, 10파운드의 구슬, 약간의 고급 천 등이었다. 울레디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부부Bubu 구슬 70파운드가 든 그의 짐을 대신 지어주며 자신의 물건을 그에게 맡겼었다. 남이 믿고 맡긴 물건을 이렇게 착복하는 행동은 용서받을 일이 아니었다. 그를 체포하려 시도하지 않고 그냥 돌아오는 것을 허락해서도 안 됐다. 따라서 기진맥진한 병사들과 동물들이 임비키Imbiki에서 쉬며 기운을 회복하는 동안 울레디와 페라지는 그를 잡으러 급파되었다.

8일에 우리는 여행을 계속해서 음수와Msuwa에 도착했다. 거리는 10마일밖에 안 됐지만, 우리 카라반은 이날의 행군을 가장 피곤했던 행군으로 기억할 것이다. 행군로는 숲속에 있던 세 개의 좁은 빈터를 제외하면 쭉 하나로 이어진 밀림이었다. 빈터 덕분에 재난과도 같은 밀림을 통과하며 세 번 숨 돌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쓰러진 식물들에서 나오는 악취가 눈과 코가 매울 정도로 독했고, 썩은 식물이 풍기는 독기가 너무 심해서 매 순간 나 자신과 대원 중에 급성 고열로 발작하며 쓰러지는 사람이 생기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짐 꾸러미들이 자주 떨어져 짐을 다시 꾸려야 했지만 사람이 쓰러지는 재앙까지 추가되지는 않았다. 병사 7명이 짐을 실은 당나귀 17마리를 돌보았는데, 밀림을 통과하기에 병사 수가 너무 부족했다. 길의 폭은 1피트에 불과했고, 길 양쪽에 가시 돋친 식물과 뻣뻣한 덩굴식물이 벽을 이루고 있었다. 대못처럼 단단하고 뾰족한 나뭇가지들이 길을 가로질러 뻗어있었는데, 키가 4피트 넘으면 무엇이든 언제나 잡아챌 준비가 되어있었다. 이런 상황에 4피트 높이의 당나귀에 폭이 4피트에 달하는 짐을 실었으면 재난이 발생하리라 예상하는 것은 너무 당연했다. 이 불행한 일은 수시로 반복되었고, 우리는 다시 짐을 챙기느라 몇 분마다 멈춰서야 했다. 이런 상황이 너무 자주 생겨서 대원들은 완전히 기진맥진했고, 일을 다시 시작하기에 앞서 험한 말을 들어야 했다. 음수와에 도착할 무렵 나와 내가 몰고 있는 10마리의 당나귀를 뒤따르는 사람이 꼬맹이 마브루키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그는 대체로 멍청하지만 제 일을 어른처럼 해냈다. 봄베이와 울레디는 가장 말을 안 듣는 당나귀들을 데리고 많이 뒤처져있었다. 쇼는 수레를 담당했는데, 항해사들에게 알려진, 폭풍처럼 사나운 온갖 욕을 다 사용했고 즉석에서 고안한 새 수레를 사용했다고 내게 알린 것으로 보아서 그의 경험이 가장 가혹했던 것 같았다. 쇼는 새벽 2시가 되어서야 도착했고, 완전히 탈진 상태였다.

우리와 우리 동물의 기운을 되찾으려 음수와에 머물기로 결정했다. 마을 추장은 피부색을 제외하면 모든 면에서 백인 같았는데, 나와 내 대원들을 위해 자신의 양 중에서 가장 살진 굵은 꼬리 양과 수수 다섯 자루를 보냈다. 양고기는 비길 데 없이 훌륭했다. 시의적절한 선물에 대한 보답으로 그에게 2도티를 주었고, 윈체스터 소총과 내 후장식 리볼버의 멋진 구조를 보여줘서 그를 기쁘게 해주었다.

그와 그의 부족원은 영리해서 비상시에 이 무기들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충분히 이해했다. 오로지 창과 활로만 무장된 많은 사람에 대항할 때 이 무기가 지닌 힘을 총을 들고 있는 듯 팔을 펼쳐 둥근 원을 그리며 인상적인 몸짓으로 표현했다. 그들은 말했다. “참으로 와순구[백인]는 셴시족Washensi 보다 훨씬 현명해. 그들은 도대체 어떤 머리를 가지고 있을까! 그들은 얼마나 놀라운 것들을 만드는 것일까! 그들의 텐트, 총, 시계, 옷, 다섯 사람보다 다 많은 짐을 나르는 작은 구르는 것(수레) 등등을 봐!”

10일에 지난 행군의 극도의 과로에서 회복한 카라반은 음수와에서 행군을 시작했고, 말뚝으로 표시해놓은 자신들의 영역까지 동행한 친절한 마을 사람들 모두에게 크와헤리[kwaheri: 스와힐리어로 헤어질 때 하는 인사]들을 받았다. 마을을 벗어나니, 그날 행군은 임비키에서 음수까지 했던 행군보다는 덜 힘들 것 같았다. 음토니mtoni(바싹 마른 도랑)가 가로지르는 아름다운 작은 평원을 지나고 나서, 길은 몇 개의 경작지로 이끌었다. 경작지에서 일하던 농부들은 마치 홀린 것처럼 눈 한 번 깜짝 안 하고 뚫어지게 바라보며 우리를 맞았다.

곧 우리는 세계 일부에서 흔한 광경 중 한 장면을 보았다. 노예들이 쇠사슬에 묶여 동쪽으로 가고 있었다. 노예들은 아무리 보아도 낙담한 듯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마틴 츄즐위트Martin Chuzzlewit』 [찰스 디킨스의 소설]에 등장하는 쾌활한 하인의 철학적 유쾌함이 몸에 배어 있는 듯 보였다. 만약에 쇠사슬만 아니었더라면 노예와 주인을 구별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신체적 특징도 비슷했고 사람을 평가하는 표정의 부드러운 온화함이 모두의 얼굴에서 똑같이 느껴졌다. 쇠사슬은 코끼리도 잡아둘 만큼 크고 무거웠다. 그러나 노예들은 자기 몸뚱이 말고는 짐이 없었기 때문에 사슬의 무게를 견디기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행군에서 밀림은 얼마 되지 않았다. 몇몇 장소에서 짐 꾸러미 때문에 사고가 생겼지만, 심각하게 행군을 더디게 하지는 않았다. 오전 10시 전에 우리는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아래 사방으로 펼쳐진 초록 풀밭과 숲이 인상적인 장소의 한복판에 있는 캠프에 있었다. 다시 야생 들판에 캠프를 차렸고, 원주민과의 물물교환을 원했기 때문에 카라반의 관례에 따라 팔 곡식이 있는 셴시족에게 우리의 도착을 알리려 총을 두 발 쏘았다.

우리가 다음에 머물 장소는 음수와에서 겨우 11마일 떨어져 있고 인구가 많은 지역에 있는 키세모Kisemo라는 마을이었다. 근처에 마을이 적어도 5개는 더 있었고, 모든 마을은 말뚝과 가시나무 울타리로 요새화하였다. 마을의 보잘것없는 추장들이 퍼시 가문이나 더글라스 가문 [영국의 유서 깊은 귀족 가문들]의 영주라도 되는 듯 서로 적대적 독립을 유지했다. 모든 마을은 골목대장 노릇을 하고 싶어 하는 무리의 공격에 대비해 산등성이나 작은 언덕 꼭대기에 있었다. 이 보잘것없는 언덕들과 낮은 산등성이들 사이로 수수와 인디언 옥수수를 재배하기에 최적인 좁은 골짜기들이 꼬불꼬불 있다. 그 마을 뒤로 운게렌게리Ungerengeri 강이 흐른다. 마시카 철에는 물결이 매우 세차며 가파른 강둑을 넘어서 범람할 수도 있지만, 건기에는 원래 상태로 물이 빠져 매우 투명하고 깨끗한 물이 흐르는 작은 개울이 된다. 이 강은 키세모에서 남서쪽으로 흐르다 동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킨가니 강으로 유입되는 주요 지류이다.

키세모의 미인들은 황동 철사에 대한 허영심과 거칠고 뻣뻣한 머리카락이 난 머리를 다양한 스타일로 장식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들은 황동 철사를 나선형 링으로 만들어 손목이나 발목에 찬다. 한편 더럽고 칙칙한 찢어진 천 조각을 기저귀처럼 차고 귀에 커다란 구멍을 뚫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는 그녀들의 불쌍한 주인[남편을 의미함]을 보면 널리 영향력을 가진 아스모데우스 [Asmodeus:구약 토비트에 나오는 악마들의 왕]가 이 지구상에서 무엇을 장악하고 있는지 보인다. 남편들이 부인에 시달리다 결국 무너지는 순간은 분명 불행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궁핍한 형편에도 키세모 여자들은 황동 장신구를 하고 다양한 스타일로 머리를 꾸미고 긴 목걸이를 한다. 치렁치렁한 목걸이들은 그들의 몸 위로 형형색색 강물처럼 흘러 내린다.

이렇게 온갖 치장을 한 여자가 자신과 가족을 위해 옥수수를 빻는 초라한 일을 어쩔 수 없이 하는 장면보다 더 웃긴 장면은 거의 없다. 곡물을 빻는 도구는 절굿공이에 해당하는 약 6피트 길이의 단단한 나무로 만든 두꺼운 막대기와 약 3피트 높이의 널찍한 나무 절구 등 두 부분으로 되어있다.



쇼는 자기 텐트를 치다 말뚝을 땅에 박기 위해 작고 평평한 돌을 옮겨야 했다. 마을 추장이 그것을 보고 숨이 넘어갈 듯 달려와서, 순식간에 돌을 제자리에 돌려놓고, 그 돌과 돌의 위치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듯한 엄숙한 태도로 돌 위에 섰다. 쇼가 그 행동에 놀라 말문이 막혀 그저 서 있는 것을 보고 봄베이가 자청해서 무슨 문제인지 추장에게 물었다. 추장은 손가락으로 아래쪽을 가리키며 엄숙하게 “우간가Uganga!”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나는 돌 밑에 무엇이 있는지 보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그는 내 정중한 태도에 마음이 풀렸는지 내 청을 들어주었다. 나무를 깎아서 만든 작은 꼬챙이가 있었고, 그 꼬챙이는 마을 젊은 여자들의 유산을 일으키는 벌레를 꽂아서 땅에 박아 둔 것이었다. 궁금증이 풀렸다.

오후에 도망친 크하미시를 잡으러 보냈던 울레디와 페라지가 그를 잡고 잃어버린 물건을 모두 되찾아 돌아왔다. 크하미시는 길에서 벗어나 밀림으로 돌진했다. 잠시 획득한 전리품에 기뻐했으나, 곧 떠돌이를 찾아 약탈을 일삼는 셴시족을 만나 막무가내로 그들 마을로 끌려가서 죽음을 기다리며 나무에 묶이게 되었다. 크하미시가 자신을 묶는 이유를 물으니 곧 죽일 것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가 무리와 떨어져 홀로 돌아다니는 음그와나Mgwana이고, 그들은 늘 음그와나를 잡자마자 죽이기 때문이라고 했단다. 그러나 곧 울레디와 페라지가 잘 무장하고 그곳에 나타나서, 그가 백인의 캠프에서 도주한 짐꾼이니 그뿐만 아니라 그를 포획할 당시 그가 지니고 있던 모든 물건을 돌려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크하미시의 운명에 대한 논쟁을 끝냈다. 강도들은 짐꾼과 염소, 텐트, 기타 그가 지녔던 다른 귀중품을 돌려달라는 주장에 저항하지 않았으나, 그를 잡아둔 것에 대한 보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들의 주장이 합당해서 천 2도티와 구슬 목걸이 10개를 사례금으로 주었다.

크하미시는 탈주와 도둑질을 했기 때문에 처벌 없이 용서를 받을 수 없었다. 그는 바가모요에서 내 대원으로 참여하기 전에 현금으로 5달러를 미리 받았고, 짐도 보통 짐꾼의 짐보다 가벼운 부부Bubu 구슬 짐 하나여서 탈주에 대한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그를 벌하는 데 있어서 과하지 않도록, 8명의 짐꾼과 4명의 병사가 판결하는 재판을 열었다. 나는 그들에게 어떻게 그를 벌할지 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판정단은 그가 니암웨지족Wanyamwezi 짐꾼들 사이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죄를 저질렀고, 이로 인해 니암웨지족 짐꾼에 대한 평판이 나빠질 수 있으니, 만장일치로 ‘위대한 주인님’의 당나귀 채찍으로 매질을 당해야 한다고 선고했다. 판결에 따라 처벌이 진행됐고, 불쌍한 크하미시는 슬프게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