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장. 마렌가 음칼리, 우고고, 우이안지를 거쳐 우니아니엠베로 (14)
18일, 하메드, 하산Hassan, 나, 이렇게 세 사람의 카라반은 키 큰 수수밭들을 가로지르며 모든 방향을 향해 지그재그로 꺾인 길을 따라서 투라를 떠났다. 한 시간 안에 우리는 투라 페로Tura Perro라고도 하는 서 투라Western Tura를 지나서 다시 숲으로 들어섰다. 이 숲은 코끼리가 많다고 알려졌다. 투라의 킴부족은 이 숲에서 꿀을 얻고, 코끼리 함정을 파놓는다. 서 투라를 떠나 한 시간 행군해서 우리는 이곳 말로 지와ziwa라고 하는 연못에 이르렀다. 탁 트인 작은 들판 또는 음부가mbuga 한복판에 연못 두 개가 있었다. 우기가 지났어도 그때 범람한 물 때문에 연못 주변 땅이 물렀다. 이곳에서 세 시간을 쉬고 나서 오후 행군을 시작했다.
우리가 크왈라 음토니Kwala Mtoni에 도착하기까지 통과하며 걸었던 숲은 서 투라를 떠나자마자 만났던 숲과 같은 하나의 숲이었다. 버튼Burton은 지도상에 크왈라를 ‘크왈레Kwale’라고 잘못 표기했다. 이 음토니의 물은 커다란 연못들 안에 있었다. 그곳들은 연못이라기보다 넓고 구부러진 크왈라의 도랑에서 깊이 움푹 들어간 곳들이라고 볼 수도 있었다. 이 연못들 안에 미꾸라지의 일종인 물고기가 있었다. 한 마리를 잡아서 요리해 보았다. 바가모요를 떠난 후 생선 맛을 보지 못했던 사람으로서는 결코 업신여길 수 없는 맛이었다. 하지만 다른 선택이 있는 상황이었다면 입맛이 다소 까다로운 나는 그것을 선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투라에서 크왈라 음토니까지는 17.5마일이다. 2주에 한 번 걷는다면 쉬울지 몰라도 거의 이틀에 한 번 걸어야 한다면 당연히 굉장한 거리이다. 적어도 내 짐꾼들, 병사들, 기타 대원들에게는 그랬다. 그래서 내가 행군 신호를 울리라고 명하면 그들의 투덜거리는 소리가 매우 크게 들렸다. 재봉사 압둘 카데르Abdul Kader는 자신이 만사에 능통한 사람이라고 하며 내게 들러붙었다. 바지 수선에서부터 섬세한 앙트르메[정찬에서 주요리와 디저트 사이에 제공되는 요리] 요리나 코끼리 사냥에 이르기까지 못 하는 것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내륙으로 들어와서 보니 그는 허약한 사람 중에서도 가장 허약한 사람이었다. 먹고 마시는 것 이외에 그에게 적합한 일은 없었는데 이번에 행군하다 거의 죽을 뻔했다.
압둘은 잔지바르에서 보잘것없는 물건들을 손수건 하나에 싸서 가져왔었다. 그것을 밑천 삼아 명성이 자자한 우니암웨지 땅에서 상아와 노예를 사서 떼돈을 벌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한참 전에 그것들이 사라져 굴뚝 같은 기대가 무너져버렸다. 아라비안나이트에 등장하는 불행한 그릇 장수 알나샤르Alnaschar 꼴이 되어버린 것이다. 행군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그가 와서 제 죽음이 다가오고 있다고 비장하게 말했다. 뼈와 지친 등에서 죽음이 느껴진다고, 두 다리 덕택에 겨우 몸을 가누며 서 있는 것이라고 했다. 간단히 말하면, 자신이 완전히 쇠약해졌다는 것이다. 그를 불쌍히 여겨 보내줄 할 것인가? 이 어이없는 요구의 원인은 잔지바르를 떠날 때 그가 가졌던 우니암웨지의 상아와 노예를 갖겠다는 열망의 상실이기도 하겠지만, 길었던 지난번 행군에서 당나귀 두 마리가 죽어 남게 된 안장 두 개를 우니아니엠베까지 그의 짐에 얹으라는 내 명령이었다. 용수철저울로 재보니 안장 두 개의 무게는 16파운드밖에 안 됐지만, 압둘 카데르는 이 생활에 진절머리가 났던 것이다. 여기에서 우니아니엠베까지 가려면 긴 행군을 몇 번이나 해야 하는지 세어보더니 땅에 고꾸라지듯 엎드려 내 발에 입을 맞추며 신의 뜻대로 그가 떠나도록 허락해달라고 간청했다.
나는 힌두교도, 말라바르[인도 남서 해안 지방] 출신, 아비시나[에티오피아의 옛 이름]의 쿨리[인도나 중국 출신 하층 노동자] 등을 상대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압둘 카데르의 요구를 듣자마자 주저 없이 원하는 대로 하라고 했다. 그가 자신의 삶에 얼마나 진절머리가 나는지 말했던 만큼 나는 압둘 카데르의 쓸모 없음에 진절머리가 났었다. 그러자 그 힌디 녀석은 정글에서 홀로 남겨지고 싶지 않으니 우니아니엠베에 도착한 후 떠나겠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그렇다면 우니아니엠베어 도착하는 것이 먼저이니, 가는 동안 너는 네가 먹어야 할 음식의 대가로 저 안장들을 거기까지 옮길 것이다.’라고 말했다.
루부가Rubuga까지는 18.75마일을 행군해야 했다. 짐꾼들은 쉬지 않고 먼 거리를 빠르게 걸었다.
루부가는 버튼의 책에 따르면 그가 탐험하던 시절에는 번창한 지역이었다. 심지어 우리가 지나갈 때도 과거에 부와 번영을 누렸다는 명백한 증거를 볼 수 있었다. 우니아니엠베로 가는 길 양쪽에 수 마일에 걸쳐 경작지가 펼쳐져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예전에 농사를 잘 짓는 인구가 풍부했고, 소 떼와 저장된 곡식이 많은 마을이 많이 있었다는 증거일 뿐이었다. 마을들은 모두 불타있었다. 사람들은 루부가에서 3~4일 거리에 있는 북쪽으로 쫓겨갔고, 소는 강탈당했고, 곡식 밭들은 버려져 뒤엉킨 잡초들이 웃자라 우거져 있었다. 우리는 잇달아 불에 탄 마을들을 지났다. 마을들은 숯으로 변한 나무와 그을린 흙벽의 검은 무더기들에 불과했다. 수년 전에 여문 곡식이 고무나무, 가시덤불, 미모사와 콜쿠알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연이어 있는 밭 한복판에 아직 그대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