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2018
리빙스턴 박사를 찾아서: 12: 우지지에서의 대화: 리빙스턴의 탐험과 고난과 상심 4
이 무렵쯤 내게는 리빙스턴이 어떤 사람인지 다 보였다. 누군가가 그와 오랫동안 교류하고도 그를 속속들이 헤아리지 못한다면 나는 그 사람을 기피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속에 음흉한 획책 같은 것은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겉으로 분명하게 보이는 것이 그의 안에 있는 것이다. 나는 그 사람에 대해 그가 자신을 소개한 대로가 아니라 내가 본 대로 내 고유한 의견을 쓸 뿐이다. 내가 그에 대해 들을 대로가 아니라 내가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대로. 나는 1871년 11월 10부터 1872년 3월 14일까지 그와 함께 살았다. 캠프에서 행군할 때 그의 행동을 목격했다. 그러고 나서 그에 대한 내 감정은 무조건적인 경탄이다. 캠프는 인간의 약점을 발견하기에 최고의 장소다. 그가 변덕스럽거나 고집스럽다면 캠프에서 자신의 습성이나 약한 면을 확실히 드러냈을 것이다. 하지만 그도 맞지 않는 동행자와 함께 있다면 짜증을 느낄 수는 있을 것 같다. 나는 만일 같이 여행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천성적으로 성격이 비뚤어진 사람이 있다면 즉시 짜증을 느끼는 사람이다. 언젠가 함께 있을 때 내가 마치 노예가 된 듯한 느낌이 들게 하는 사람들을 본 적이 있다. 가능한 빨리 밧줄을 풀어 던지는 것은 내 자존심에 대한 의무였다. 절대 함께 할 수 없다는 느낌이 들었고, 내 본성은 그들의 본성과 절대 비슷해질 수 없었다. 하지만 리빙스턴은 내가 존경하는 성품의 인물이었다. 그는 내 모든 열정을 불러냈고 오직 가장 진실한 경탄을 불러일으켰다.
리빙스턴 박사는 약 60세이다. 하지만 건강을 회복하니 50세도 안 돼 보였다. 그의 머리는 아직 갈색이지만 관자놀이 위 쪽으로 여기저기 흰머리로 생긴 줄무늬가 있다. 구레나룻과 콧수염은 거의 하얗다. 그는 매일 턱수염을 깎는다. 그의 녹갈색 눈은 놀랍게 반짝인다. 그는 매처럼 날카로운 시력을 가지고 있다. 오직 그의 치아만이 노화를 드러낸다. 룬다족의 형편없는 음식이 치열을 엉망으로 만들어놓았다. 그의 체격은 곧 강건한 인상을 되찾았는데, 보통 보다는 약간 컸고, 어깨는 약간 굽은 듯 보였다. 그의 걸음걸이는 안정적이었지만, 과로했거나 지친 사람의 발걸음처럼 무거웠다. 늘 반원형 챙이 있는 해군 모자를 쓰고, 그 모자는 아프리카 전역에서 그의 상징이 됐다. 처음 봤을 때 그의 옷은 깁고 수선한 흔적이 있었지만 매우 깨끗했다.
나는 리빙스턴이 까다롭고 사람을 싫어하는 성격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었다. 사람들은 그가 말이 많고 비이성적이라고 했고, 사람들이 전도에 헌신적인 목사라고 알던 사람에서 완전히 바뀌었다고 했다. 또한 기록을 남길 때 자신만이 알아 볼 수 있는 형태만 남긴다고도 했다. 그리고 내가 중앙 아프리카로 가기 전의 일인데, 그가 아프리카 공주와 결혼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나는 삼가 위에서 말한 모든 문장마다 생각이 다름을 밝힌다. 그가 천사가 아님을 인정한다. 하지만 그는 천사에 가깝다. 그의 본성은 살아있는 인간의 본성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천사의 본성에 가장 가깝다. 나는 그의 안에서 분노나 인간 혐오를 보지 못했다. 그가 말이 많다는 것에 대해서도, 리빙스턴 박사는 정반대다. 오히려 말이 없다. 그리고 리빙스턴 박사가 변했다는 사람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그가 박사를 절대로 알지 못했을 것이라는 거다. 박사는 매우 유머가 많고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면 늘 유머를 발휘한다고 잘 알려져 있다. 또한 리빙스턴이 메모나 기록을 남기지 않는다고 내게 알려준 신사의 생각을 바로잡으며 양해를 구해야 할 것 같다. 내가 집에 가져가서 그의 딸에게 전해준 두꺼운 레츠Letts[상표명] 일기장은 메모로 가득하다. 혼자 갔었고, 마지막 여행이었던 마니우에마Manyuema 여행의 기록이다. 그 일기장에 20줄보다 적게 채워진 페이지는 없다. 그 공책의 중간에는 정성껏 쓰여진 페이지와 페이지 사이에, 칼럼과 칼럼 사이에 그림만 있기도 했다. 내가 그에게 커다란 편지 한 통을 받아 토마스 맥클리어Thomas MacLear 경에게 전한 적이 있었는데, 그 편지 내용은 오직 관찰 기록뿐이다. 그와 함께 있던 4개월 동안 나는 매일 저녁 그가 매우 꼼꼼하게 메모를 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그가 가지고 다니는 큰 양철 상자에는 야장[측량 따위의 야외 작업을 할 때 필요한 자료를 써넣는 책]이 많이 있었다. 야장의 내용은, 내가 감히 장담하건대, 언젠가 빛을 볼 것이다. 그의 지도들은 또한 그의 세심하고 부지런한 면을 잘 보여준다. 그가 아프리카에서 결혼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는 말 말고 더 말을 할 필요가 없다. 데이비드 리빙스턴이라는 이름에 그 같은 일을 넌지시 연관시키는 짓은 완전히 신사 이하의 짓이다.
리빙스턴에 관해 선한 본성 중에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자유 분방함이 있다. 그가 웃기 시작하면 전염이 시작됐다. 나도 그를 흉내내며 웃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웃음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 몸으로 웃는 독일 신사 토이펠스드로크Teufelsdröckh의 웃음 같았다. 박사는 어떤 이야기를 하면 그 이야기의 진실성을 수긍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그의 이야기는 이야기할 만한 가치가 있고, 들을 가치가 있다고 확신하게 됐고, 그러면 박사의 표정은 그에 포함된 짓궂은 장난으로 환해졌다.
그를 처음 보았을 때 충격을 주었던 창백한 얼굴과 나이와 고된 여행이었음을 말해주는 무거운 발걸음, 그리고 흰 수염과 활처럼 휜 어깨가 그의 진짜 모습을 가렸었다. 쇠잔한 그의 겉모습 속에는 끝이 없는 활력 저장소와 소진되지 않는 유머가 있었다. 그의 투박한 외형은 젊고 매우 원기 왕성한 영혼을 담고 있었다. 매일 나는 셀 수 없이 많은 농담과 즐거운 일화를 들었다. 그의 흥미로운 사냥 이야기들에서 오스웰, 웨브, 바르돈, 고든 쿠밍 등과 같은 그의 친구들은 거의 항상 주요 등장인물이었다. 처음에는 이런 즐거움, 유머, 유쾌함과 활력이 그저 기쁨에 찬 과잉 흥분의 결과일 수 있다며 반신반의 했다. 그러나 그와 함께 있는 동안 이런 분위기가 계속됐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특히 내 주의를 끈 또 다른 것은 그의 놀라운 기억력이었다. 그가 아프리카에서 책 없이 보냈던 수많은 세월을 고려하면, 그가 바이런Byron, 번스Burns, 테니슨Tennyson, 롱펠로Longfellow, 휘티어Whittier, 로웰Lowell 등과 같은 시인의 시를 모두 암송하는 것으로 우리는 그의 기억력이 평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는 거의 한 평생을 자신 안에서 살았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의 비범한 기억력의 이유는 아마도 그런 사실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인간 본성을 연구했던 위대한 학자 짐머만Zimmerman[sic]은 이 주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방해받지 않고 얽매이지 않은 정신은 그것이 읽은 모든 것과 눈을 기쁘게 했고, 귀를 즐겁게 했던 모든 것을 기억한다. 관찰이나 경험 또는 강연 등이 생산한 모든 생각을 심사숙고하면서 모든 것에 대해 사색하며 새로운 정보를 얻는다. 그런 정신을 소유한 지성은 삶의 모든 지나간 장면들을 숙고하고 아직 오지 않는 장면들을 미리 본다. 그리고 현재 순간을 실제로 즐기면서 과거와 미래의 모든 생각들을 잘 융합한다.” [Johann Georg Zimmermann, 『On Solitude』] 그는 내면으로 향하는 세계에서 살아왔다. 그는 거의 그 세계에서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자신과 친지들의 직접적이고 실제적인, 필요 불가결한 것들을 처리해야 할 때에만 나왔고, 곧 다시 같은 행복한 내면의 세계로 돌아갔다. 자신과 가까운 친구들, 친척들, 지인들, 익숙한 읽을 거리들, 생각들, 모임들과 함께 사는 세상으로. 그래서 어디에 있든, 어떤 환경 안에 있든, 문화를 체득한 그의 마음에는 언제나 외부 환경에 의해 탄생된 세상보다 자신의 세상이 훨씬 더 재미 있었다.
만일 리빙스턴 박사를 연구하며 그의 성격의 종교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았다면, 그 연구는 완전하지 않을 것이다. 그의 종교는 그저 이론적이지 않다. 변함없고, 진정하고, 진지한 실천이다. 과시적이지도 않고 큰 소리를 내지도 않는다. 조용하고 실천적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낸다. 그리고 항상 작용하고 있다. 공격적이지 않고, 너무 주제넘지 않는다면, 때때로 그래서 귀찮은 상황을 자초하기도 하다. 그의 안에서 종교는 그의 가장 사랑스러운 특징을 발휘하도록 한다. 종교는 그의 행실을 다스린다. 그의 하인들을 대할 때뿐만 아니라 원주민들과 고집불통 마호메트교도들과 그를 만나려고 온 모든 사람들을 대할 때도 언행을 자제하게 한다. 종교가 없다면 리빙스턴은 그의 강렬한 기질과 그의 열정, 활기, 용기 때문에 틀림없이 같이 지내기 힘든 엄격한 대장이 되었을 것이다. 종교가 그를 온순하게 길들여 기독교도 신사로 만들었다. 거칠고 고집 센 사람이 세련되고 차분하게 되었다. 종교는 그를 인간 중에서 가장 친화적이고 대장들 중에서 가장 관대하며 자신이 있는 곳을 기쁘고 즐거운 곳으로 만드는 남자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