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2018

리빙스턴 박사를 찾아서: 05: 5



5장. 우크웨레, 우카미, 우도에를 거쳐 우세구흐하로 (5)


끔찍한 해충 파리


간절하게 우니아니엠베에 빨리 가고 싶은 마음에 네 번째 카라반의 짐이 제때 도착할까 조바심이 들었고, 이런 마음이 오히려 행군에 방해가 됐다. 내 카라반이 채 9마일도 걷지 않았는데 조바심이 극에 달해 그 자리에 캠프를 설치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 장소가 제멋대로 길게 뻗어있는 수로에서 가까워서 선택했는데, 장마철이라 수로에 물이 충분했고 물은 두 방향의 급한 경사면으로 흘렀다. 캠프를 설치하고 가시투성이 아카시아와 다른 나뭇가지를 캠프 주위에 쌓아 보호구역을 만들고 동물들을 풀밭에 풀어놓았다. 그러고 나서 위협적으로 많은 수와 종류의 벌레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벌레는 한동안 또 다른 걱정거리였는데, 여러 종을 열심히 조사해보고 걱정을 덜었다.

여러 종의 벌레를 추적한 내용이 매우 흥미롭기 때문에, 가치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에 기록을 덧붙인다. 이 종들을 알아본 목적은 동식물학자들이 글로시나 모르시탄스Glossina morsitans 속으로 분류하고, 리빙스턴, 바돈Vardon, 구밍Gumming 등이 체체tsetse 파리라고 부르는, 말에게 치명적이라고 알려진 벌레가 그 가운데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지금까지 나는 동아프리카에 두 달가량 있었고, 아직 체체파리를 보지 못했다. 그리고 내 말들은 야위기보다는 상태가 상당히 좋아졌다. 체체파리에 물린 증상 가운데 하나가 여위는 것이다. 내 텐트 안에서 쉼터를 찾으려는 파리는 세 종류이다. 모두 계속 소리를 낸다. 하나는 낮은 베이스이고 다른 하나는 테너이고, 세 번째 것은 약한 콘트랄토contralto 음을 낸다. 첫 번째 파리는 몸길이는 1인치 정도 되고, 놀랄 만큼 많은 양의 피를 복부에 저장할 수 있으며 탐욕스럽고 사납게 날며 소리를 낸다.

이 큰 파리가 가장 많았기 때문에 첫 번째 조사 대상으로 선택되었다. 나는 그 파리 한 마리를 캠프에서 평상복으로 입는 플란넬 파자마에 앉게 내버려 두었다. 파리는 앉자마자 궁둥이를 올리고 머리를 내리고, 주둥이처럼 생긴 주머니에서 네 가닥의 털처럼 생긴 침으로 구성된 자신의 무기를 빼냈다. 그리고 곧 나는 예리한 수술용 칼에 베이거나 가는 바늘에 찔리는 것 같은 고통을 느꼈다. 나는 이놈이 게걸스럽게 배불리 속을 채우도록 허락했으나 한편 내 인내심과 자연 연구자로서의 탐구심은 시험에 들었다. 파리의 복부가 충분히 부풀어 올랐다. 홀쭉했던 배가 세 배쯤 부풀자 그 녀석은 피를 가득 담고 자발적으로 날아갔다. 파리가 피를 빤 곳을 보려고 파자마를 걷어 올렸다. 피 빨린 자리에 생긴 짙붉은 둥근 점을 보고 무릎 약간 위를 물렸다는 것을 알았다. 피를 닦아 내니 물린 자리는 가는 바늘에 깊이 찔려서 생긴 상처와 비슷했다. 그러나 모든 고통은 파리가 날아가자마자 사라졌다.

나는 이 종류의 파리에게 물린 다음 리빙스턴 박사가 말한 체체파리와 비교해보았다. (머레이Murray가 1868년에 펴낸 <남아프리카 공화국 선교 여행과 학술 탐구 Missionary Travels and Researches in South Africa>의 55-56쪽에 있다.) 그가 말한 바대로라면 이 파리가 진짜 체체파리일 리 없을 정도로 일치하지 않는 점이 많았다. 그렇지만 내 대원들은 한결같이 이 파리가 말뿐만 아니라 당나귀들에게까지 치명적이라고 했다. 체체파리의 특성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보통 집에서 날아다니는 파리보다 약간 크고 꿀벌과 거의 같은 갈색이다. 배에는 노란 가로줄 무늬가 있다. 독특한 윙윙 소리를 내고 말, 소, 개 등이 이 파리에 물리면 죽는다. 사람에게는 아무런 해가 없고, 야생동물에게도 해가 없다. 손을 물게 놔두면 주둥이 끝의 세 갈래로 갈라진 침 중 가운데 침을 박아 넣었다 밖으로 살짝 빼고 큰 턱을 활발히 움직이며 짙은 붉은 색으로 변한다. 물리면 약간 가렵다.”

내가 조사했던 파리는 원주민들에게 ‘마분가mabunga’라고 불린다. 보통 집파리보다 훨씬 크고 보통 꿀벌보다도 3분의 1은 더 크고 색깔도 꿀벌과는 확연히 뚜렷이 구별된다. 머리는 초록색 광택이 있는 검은 색이고, 배에는 흰 세로줄 무늬가 있다. 흰 줄의 양쪽에 색이 다른 두 줄이 있는데 하나는 짙은 붉은 색이고, 다른 하나는 밝은 갈색이다. 윙윙 소리는 특별하지 않아서 꿀벌로 착각할 수 있다. 잡혔을 때 필사적으로 도망치려 하지만 물려는 시도는 절대 하지 않는다. 다른 20여 종과 함께 이 파리는 내 회색 말을 공격했고, 온 다리가 피범벅이 되도록 오직 다리만 물었다. 그래서 나는 곤충학자의 열정보다 더한 약간 앙심을 품고 물렸을 때 나타나는 특이한 증세가 무엇인지 찾아내고야 말겠다고 조사에 매진했는지도 모른다.

독자들에게 파리의 생김새를 최대한 생생히 설명하기 위해 파리의 머리를 아주 작게 축소한 코끼리 두상과 비교한다. 검은 주둥이와 뿔같이 생긴 두 개의 더듬이가 있기 때문이다. 더듬이의 색과 굽은 형태가 딱 상아 같아 보인다. 그러나 검은 주둥이는 단순히 속이 빈 관이 아니다. 물지 않을 때는 네 개의 불그스름하고 날카로운 피침을 감싸고 있다. 확대경으로 들여다 보면 피침들의 굵기가 다르다. 두 개는 매우 두껍고 세 번째 것은 가늘고, 네 번째 것은 거의 투명한 오팔 색이고 완전히 미세하다. 이것이 흡입관임이 틀림없다. 그 파리가 상처를 내려 할 때 뿔처럼 생긴 두 개의 더듬이로 주둥이를 감싼 다음 피침을 드러내서 순간적으로 살갗을 찌른다. 나는 이 파리를 ‘아프리카 말파리’라고 생각한다.

테너 음을 내는 두 번째 파리는 크기나 생김새가 체체파리와 거의 비슷했다. 매우 민첩해서 병사 셋이 거의 한 시간이 걸려 한 마리를 잡았다. 이 파리는 잡히자마자 걸신들린 것처럼 손을 쏘았고, 핀으로 고정되기 전까지 어떻게든 공격 시도를 멈추지 않았다. 배에 흰 점이 서너 개 있었다. 그러나 물기를 담당한 머리 쪽엔 검은색 더듬이 한 쌍과 오팔 색 침 돌기가 있었다. 침 돌기는 앞가슴 아래 접혀 있었다. 물려고 할 때, 이 침 돌기가 앞으로 곧게 뻗어 나왔고, 더듬이는 침 돌기를 감쌌다. 파리가 죽자 특유의 흰 점들이 사라졌다. 이 종류의 파리는 이 캠프에서 이놈 한 마리 말고는 보지 못했다.

츄프와chufwa라고 불리는 세 번째 파리는 약한 알토 음을 냈는데 소리가 점점 커졌고, 집파리보다는 3분의 1가량 크고 긴 날개를 가지고 있었다. 이 파리는 가장 힘없이 노래할지라도, 가장 많은 일을 할 뿐만 아니라 해를 가장 많이 끼쳤다. 이 파리에 물린 말과 당나귀는 피를 철철 흘렸고, 고통스러워하며 앞다리를 들어 올리고 발길질을 했다. 이 녀석들은 배를 채우기 전에는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가 대단했지만 쉽게 쫓을 수 있었다. 그러나 가축에게 너무 끔찍한 적인 이 파리의 수는 계속 증가했다. 이 세 종류 파리는 원주민에 말대로라면 가축에게 매우 치명적이다. 아마도 그래서 광활한 1등급 목초지에 마을 사람들이 키우는 염소 몇 마리 말고는 다른 가축이 보이지 않았었나 보다. 나는 나중에 이 파리가 체체파리라는 것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