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우크웨레, 우카미, 우도에를 거쳐 우세구흐하로 (4)
고고족과 만날 일을 대비하다
로사코는 우크웨레Ukwere의 경계에 있는 마을이다. 한편 키코카는 우자라모Uzaramo의 북서쪽 끝에 있다. 우리는 로사코로 들어가 텐트와 동물로 마을 중심 지역을 차지했다. 키탄다kitanda라고 하는 사각형의 가벼운 침상이 있는데, 사치스러운 장식은 하나도 없어도 상당히 안락하다. 마을 추장이 내가 쓸 키탄다를 내 텐트로 가져왔다. 동물들은 짐을 내린 즉시 풀을 뜯도록 내보냈고, 탐험대원들은 마시카Masika 철이라 언제든 내릴 수 있는 비로 인에 회복 불가능한 손상을 입지 않도록 짐을 쌓는 일에 착수했다.
내가 아프리카에서 해보려는 실험 중 하나는 경비견으로 부적절한 시간에 귀중품을 탐내며 내 텐트로 끈질기게 오겠다고 고집하는 무례한 원주민을 막아보는 것이었다. 특히, 대단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고고족Wagogo에게 경비견 짖는 소리가 효과가 있는지 시험해보고 싶었다. 아랍인들의 말에 의하면 그들은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텐트 문을 들치고 들어와 자신들을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고 낄낄거리며, ‘안녕, 안녕, 백인, 나는 너 같은 사람은 처음 봐. 너 같은 사람이 너 말고도 많이 있니? 너는 도대체 어디에서 온 거니?’라고 할 것이란다. 또한, 손목시계를 들고 궁금한 표정으로 천진하게 ‘백인, 이건 뭐 하는 거야?’라고 물어 당연히 몇 시 몇 분인지 알려주는 것이라고 대답해주면, 자신의 대담함을 자랑인 줄 알며 짐승보다 더 무례한 고고 부족원Mgogo은 모욕적인 콧방귀로 대꾸할 것이란다. 나는 경비견이 떠올랐고, 봄베이에서 충실한 반려자이자 그런 패거리들의 뒤꿈치를 위협할 좋은 개를 한 마리를 구했었다.
그런데 로사코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터키 혈통이라 ‘오마르’라고 이름을 지어준 그 개가 없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장대비 속에서 병사들을 놓쳐 길을 잃었던 것이다. 나는 개를 찾으려고 마브루키 버튼을 키코카로 다시 보냈다. 다음 날 아침, 우리가 로사코를 막 떠나려 할 때, 그 충성스런 친구는 잃어버린 개를 키코카에서 찾아 데려왔다.
그러고 나서 출발하려는데, 네 번째 카라반 대장 마간가가 자신의 파가지(짐꾼) 세 명이 아프다는 좋지 않은 소식을 전하며 ‘도와dowa(약)’를 좀 달라고 했다. 의사도 아니고 그 직업과 아무 관련이 없지만, 지금 같은 우발적인 사태를 대비해 잘 갖춰둔 의료상자가 있었다. 사실 이런 의료품이 없다면 어떤 아프리카 여행자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마간가의 아픈 짐꾼들에게 가보니, 한 명은 폐에 염증이 있었고, 다른 한 명은 아프리카 간헐열[주로 말라리아나 재귀열 등으로 나타나는 간헐적으로 열이 오르는 증세] 무쿤구루Mukunguru였다. 그들은 모두 자신들이 죽을 것으로 생각해서 다 큰 어른임에도 불구하고 큰 소리로 ‘엄마, 엄마!’하며 엄마를 찾았다. 네 번째 카라반 때문에 하루를 망칠 수는 없었다. 마간가에게 가능한 한 빠르게 뒤쫓아 오라고 하고, 내 카라반에게 행군을 시작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우리가 지나온 마을 주변을 제외하고 경작의 흔적이 없었다. 몇 기착지 사이에 펼쳐진 땅은 황무지라는 점에서 사하라 사막이나 다름없지만, 사하라보다 훨씬 더 좋았다. 사실, 만일 천지창조 당시 첫 번째 인간이 자신의 세상을 보고 아프리카의 이 지역만큼만 아름답다고 느꼈다면, 아무런 불만이 없었을 것이다. 그는 우거진 숲속에서 무성한 수풀의 초록 바다 한가운데에 있는 작은 섬 같은 곳에서 자신과 배우자를 위해 정오의 열기를 피할 안식처와 두려운 어둠을 피할 은신처를 찾았을 것이고, 아침에는 비탈진 풀밭을 걸으며 수풀의 싱그러움을 즐기고, 풀밭 아래쪽에 흐르는 많은 시냇물 중 한 곳에서 세정식을 거행했을 것이다. 깊고 시원하고 장엄한 숲이 주위에 있고, 숲속 그늘진 곳에는 원하는 만큼의 동물이 있었을 것이고, 필요한 것은 오직 과일나무가 있는 정원뿐이었을 것이다. 동서남북 어느 방향으로 몇 날 며칠을 걸어도 그 앞에 같은 풍경이 펼쳐졌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