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우크웨레ukwere, 우카미ukami, 우도에udoe를 거쳐 우세구흐하useguhha로 (1)
[‘u-’는 부족 이름 앞에 붙는 접두사로, ‘u-’가 붙으면 부족의 영역을 의미한다.]
바가모요를 떠나 내륙으로
1871년 3월 21일, 잔지바르에 도착한 날(1월 6일)부터 정확히 73일째 되던 날 내가 이끄는 다섯 번째 카라반이 서쪽을 향한 첫 번째 행군을 시작하며 바가모요를 떠났다. 이 카라반의 암호는 ‘앞으로!’였다. 키란고지kirangozi[가이드]가 미국 국기를 펼쳐 들고 카라반의 선두에 서자, 짐꾼, 동물, 병사, 그리고 나머지 대원들이 행군 대열을 만들었다. 우리는 교양 있는 안락한 삶에 작별을 고했다. 파란 바다, 집으로 가는 탁 트인 길, 수백 명의 새까만 구경꾼과 오랜 작별인사를 나누었다. 그들은 축포를 쏘며 우리의 출발을 축하해주었다.
우리 카라반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었다. 우선 짐꾼 28명과 가이드를 뜻하는 키란고지kirangozi 1명이 있고, 므바라크 봄베이Mbarak Bombay가 지휘 감독하는 병사 12명과 당나귀 17마리, 그리고 당나귀에 실은 짐이 있다. 셀림Selim은 내 통역을 담당하며 당나귀와 수레, 그리고 수레에 실은 짐을 책임진다. 요리사와 요리사 보조도 있다. 요리사 보조는 재봉사 역할도 하고, 손이 필요한 곳을 도우며 회색 말을 끈다. 과거 항해사였던 쇼는 이제 카라반의 후위를 살피고 카라반을 감독한다. 그는 승마용 당나귀를 타고 카누 모양의 토피 헬멧을 쓰고 선원용 장화를 신었다. 마지막으로 내 사람들에게 ‘큰 주인님’이라는 뜻의 ‘바나 므쿠바Bana Mkuba’라고 불리는 내가 있다. 나는 굿휴 씨가 선물한 당당한 적갈색 말을 타고 간다. 나는 선구자이자 기자이고, 전략가이자 탐험대의 대장이다.
출발 일에 탐험대와 관련된 숫자를 통틀어 보면 다음과 같았다. 백인 3명, 병사 23명, 여분의 짐꾼 4명, 카라반 대장 4명, 짐꾼 153명, 당나귀 27마리, 수레 1대. 그리고 짐 꾸러미 153개. 이 짐 꾸러미들 안에는 천, 구슬, 철사, 보트 부속품, 텐트, 조리 도구와 접시, 의약품, 화약, 약간의 폭약, 머스킷 총 총알, 금속 탄약통, 여러 공구, 그리고 비누, 설탕, 차, 리에빅Liebig의 고기 추출물, 페미컨pemmican[말린 고기로 만든 인디언들의 비상식량], 양초 등과 같은 소소한 생필품 등이 담겨 있었다. 탐험대가 소지한 방어용 무기는 다음과 같았다. 쌍총신의 후장식 활강총 1정, 16연발 미국 윈체스터Winchester 소총 1정, 16연발 헨리Henry 소총 1정, 스타Starr의 후장식 총 2정, 후장식 조슬린Jocelyn 1정, 1/8 파운드 총알을 발사하는 코끼리 사냥용 소총 1정, 후장식 리볼버 2정, 머스킷 총 24정, 단발 권총 6정, 전쟁용 도끼 1자루, 칼 2자루, 단검 2자루(쉬라즈Shiraz에서 직접 산 페르시아 쿠머kummer 칼), 멧돼지 사냥용 창 1자루, 4파운드짜리 미국 도끼 2자루, 손도끼 24자루, 푸주간용 식칼 24자루 등이었다.
탐험대는 세심하게 장비를 갖추었다. 필요한 게 무엇이든 줄이지 않고, 모든 것을 준비했다. 서둘러 대충 준비하지 않았어도 단기간에 모든 것을 구비했다. 효율적인 면과 금전적인 면을 모두 고려하며 최대한 신속하게 사고, 제작하고, 모으고, 조립했다. 혹시라도 신속히 우지지Ujiji에 다녀오는 임무에 실패한다면, 이유는 준비 미흡이 아니라 오로지 불가피한 사고 때문일 것이다. 탐험의 목적에 대해서는 탐험대의 구성원과 이미 충분히 이야기했고, 마침내 목표에 집중할 순간이 되었다.
우리는 호기심 많은 사람 모두의 관심과 많은 갈채를 받으며 바가모요를 떠났다. 길 양쪽에 울타리처럼 늘어선, 우거진 미모사 나무 그늘 때문에 해 질 녘처럼 어둑어둑한 좁은 길을 따라 일렬로 나아갔다. 우리의 사기는 절정에 달했다. 병사들은 노래 불렀고, 키란고지는 우렁차게 목소리를 높이고 미국 국기를 흔들었다. 펄럭이는 깃발이 우리가 ‘백인의 탐험대’임을 모든 구경꾼에게 알렸다. 내 심장은 탐험대장답게 지은 근엄한 표정에 어울리지 않게 지나치게 빨리 뛰었다. 하지만 억제할 수가 없었다. 온갖 여행을 해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젊음의 열정은 여전히 나를 떠나지 않고 있었다. 활력이 최고조에 달해 맥박이 고동쳤다. 두 달 이상 나를 괴롭혔던 문제들은 이제 모두 지난 일이다. 부정직한 힌디 녀석 수르 하드지 팔루와 두 번 다시 이야기할 일은 없을 것이다. 뻔뻔한 하층 계급, 아랍인, 반얀 사람, 발루치족을 볼 일도 두 번 다시 없을 것이다. 프랑스 선교단 소속 예수회와 작별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내 앞에는 서쪽으로 향한 발길을 재촉하며 장래를 약속하는 태양이 빛났다. 주변 모든 것이 사랑스러움을 발산하고 있었다. 나는 비옥한 들판과 환히 빛나는 식물, 생소한 나무들을 보았다. 귀뚜라미와 댕기물떼새의 울음소리와 많은 곤충 소리를 들었다. 모두 내게 ‘마침내 출발했구나.’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얼굴을 순수하게 빛나는 하늘을 향해 들고 ‘하느님, 감사는 당신의 몫입니다!’라고 외치는 것 말고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우리는 3.25마일을 1시간 30분 동안 걸어서 첫 번째 캠프 샴바 고네라Shamba Gonera에 도착했다. 아일랜드 사람들이 말하는 식으로 표현하자면, ‘모든 사정을 고려할 때’ 첫 번째 여정은 아주 잘 수행되었다. 통역 담당 소년 셀림은 수레를 고작 세 번밖에 안 뒤집었다. 병사 자이디Zaidi는 내 옷 가방 1개와 탄약 상자 1개를 나르는 그의 당나귀를 단 한 번만 진흙탕에 드러눕게 했다. 옷가지는 다시 빨아야 하지만, 탄약 상자는 내 준비성 덕택에 물이 스며들지 않아 괜찮았다. 캄나Kamna는 당나귀를 조종하는 방법을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출발에 들떠서, 나귀처럼 멍청한 잡종 동물은 천성적 어려움과 맞서 싸우듯 다뤄야 한다는 사실을 완전히 망각했다. 나귀에게는 예를 들면 갈 길을 모른다든가 카사바밭에 들어가 정처 없이 헤매고 싶은 유혹을 뿌리칠 능력이 없다든가 하는 어려움이 있다. 코앞에서 회초리를 휘두르는 행동이 당나귀 마부들 사이에 유행하는 습관적 행동임을 모르고, 가야 할 방향도 모르던 캄나의 당나귀는 반대 방향으로 전력으로 질주하며 도망가다, 짐이 균형을 잃자 땅바닥에 고꾸라졌다. 하지만 이런 사건은 사소하고 중요하지 않았다. 동아프리카에서 첫 번째 ‘짧은 여정’에 당연히 벌어질 만한 일이었다.
병사들의 성격의 특징이 아주 조금이지만 드러났다. 봄베이는 정직하고 신뢰할 만했으나 약간 꾸물거리는 경향이 있었다. 울레디는 행동보다 말이 앞섰다. 한편 통제할 수 없는 페라지Ferajji와 쓸모없는 손을 가진 마브루키 버튼은 알고 보니 진실하고 충직했다. 그들이 짐을 나르는 장면을 본다면 튼튼한 팔다리를 가진 스탐불Stamboul의 짐꾼이라도 기가 죽었을 것이다.
직접 제작한 안장은 기대 이상으로 훌륭했다. 질긴 대마 캔버스 천은 황소 가죽처럼 질겨 150파운드에 달하는 짐의 무게를 잘 견디었다. 갖가지 잡다한 짐을 싣고 내리는 작업은 체계적이고 신속했다. 한마디로 아쉬운 점이 없었다. 여행의 성공이 우리가 결코 조급히 출발한 것이 아님을 증명해주었다.
다음 3일 동안 야생 들판을 여행하기 위한 준비 상태와 마시카를 대비한 예방조치 등을 마지막으로 점검했다. 마시카는 지금 묵은 빚을 청산할 기세로 불길한 징조를 드리우며 가까이에 있었다.
샴바 고네라는 ‘고네라의 밭’이란 뜻이다. 고네라는 부유한 미망인인데 인도사람이고 백인에 대해 호의적이다. 그녀는 내륙 깊숙한 곳까지 천, 구슬, 철사 등을 대규모로 수출하고 그 대가로 많은 상아를 받는다. 그녀의 저택은 도시에 있는 저택을 본떠서 지었다. 긴 경사진 지붕과 밖으로 뻗은 처마는 시원한 그늘을 제공했고 짐꾼들은 그 아래에서 노닥거리기를 무척 좋아한다. 집의 남쪽과 동쪽에는 동아프리카의 주요 곡식인 마타마matama[수수의 일종]를 공급하는 밭이 펼쳐져 있다. 왼쪽에는 인도 옥수수와 무호고muhogo라고 불리는 고구마처럼 생긴 희뿌연 색 뿌리를 가진 카사바가 자란다. 이곳 사람들은 말린 카사바를 갈아서 팬케이크 비슷한 빵을 만든다. 집 바로 뒤 북쪽에는 검은 습지 하천이 굽이쳐 흐른다. 구불구불한 작은 골짜기이고 깊은 곳에는 항상 물이 있다. 덤불과 골풀이 우거진 수렁을 좋아하는 키보코kiboko(하마)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하천 가장자리에는 키가 작은 야자수, 키 큰 수생 갈대, 아카시아, 호랑이 풀tiger-grass 등이 밀집해있어 다양한 수생 조류와 펠리컨 등이 서식한다. 하천은 북동쪽으로 흐르다 고네라의 저택에서 4마일 떨어진 곳에서 킨가니Kingani 강과 합쳐져 동쪽으로 휘어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경작지를 1마일 지나면 서쪽으로 웃자란 풀숲과 습지 갈대로 빽빽한 해안이 있다. 길고 오래된 이 해안은 파도와 나란히 들쑥날쑥하다. 이곳 구릉 지대의 산줄기에는 흑단, 괴불나무, 망고나무 등이 무성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