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4/2020

시칠리아 여행: 04: 팔레르모: 산 카탈도San Cataldo 교회



[산 카탈도 교회]


미술관을 나와 벨리니 광장으로 갔다. 벨리니 광장 남쪽에 카탈도 교회Chiesa di San Cataldo와 마르토라나la martorana라는 별명이 있는 산타마리아 교회Chiesa di Santa Maria dell'Ammiraglio가 있다. 둘 다 아랍-노르만 건축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교회 아래에 축대 같은 담장이 있어 축대인가 했더니 로마시대 동쪽 성곽의 일부라고 한다. 역사가 지층처럼 쌓여있다.


[왼쪽은 마르토라나와 카탈도; 오른쪽 유네스코 세계유산임을 알리는 표지판에 ‘arab-norman palermo and the cathedral churches of cefalù and monreale’ 유산은 세계 유산 목록에 올라 있고,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함은 모든 인류를 위해 보존할 가치가 있는 문화적 자연적 유산의 뛰어난 보편적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써있다. 왠지 감동적...]


광장 북쪽에는 산타 카테리나 교회Chiesa di Santa Caterina d'Alessandria가 있고, 북쪽 시청 너머에 프레토리아 광장이 있고 꽈뜨로 깐띠가 지척이어서 이 부근에서만 한나절도 보낼 수 있다. 근대 미술관을 먼저 갔던 이유는 벨리니 광장 교회들이 문을 열지 않았기 때문이다. [산타 카테리나 교회는 갈 수 있었는데, 안내서에 나오지 않아 이때는 깜짝 놀라게 아름다운 교회인지 몰랐었다.] 

문 열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교회 근처에 앉아있다. 시간이 되니 마르토라나로 사람들이 몰린다. 그렇다면 나는 산 카탈도를 먼저 보기로 한다.

산 카탈도 교회는 단순한 직육면체에 빨간색 반구 세 개가 올라있는 모습이다. 외관은 극도의 미니멀리즘이다. 그럼에도 돋보이려 애쓴 다른 건물들보다 더욱 훨씬 유난히 돋보인다. 창의 무늬, 건물 꼭대기의 battlement 장식, 벽 장식 등에서 아랍 풍이 느껴진다.

노르만 왕조 윌리엄 1세 때 해군제독이었던 Maione da Bari가 자신의 궁전 예배당으로 지은 건물이란다. 해군 제독으로 임명된 1154년부터 짓기 시작했는데, 그는 1160년 살해당했단다. 그후 건축이 멈추었던 건지, 건물 내부는 한 번도 장식된 적이 없었고 바닥도 당시 그대로 남아있단다. 천 년 동안이나... 실내에 장식이 없으니 교회라기 보다는 성의 내부 같다. 그런데 아무런 장식 없이도 골격 자체가 장식인 것처럼 단순하고 아름답다. 밖에서 보면 빨간 사발 세 개 엎어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안에서 보면 아름다운 구조의 돌 돔이다. 주인 사망 후 몬레알레의 베네딕트 수도회의 소유가 되었다가, 18세기에 우체국으로 사용되다 19세기에 복원되었고, 현재는 성묘기사단Order of the Holy Sepulchre이라는 기사단 소유라고 한다. 21세기에 기사단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신기하다. 어떤 사람들이고 무엇을 도모할까?



[산 카탈도 내부: 이런 돔이 너무 좋다. 석재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모습도... 기둥 머리도 다 다르다]

[산 카탈도 내부: 왼쪽 사진은 바닥 무늬. 이런 무늬를 cosmatesque 스타일이라고 한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