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2/2008
산티아고 가는 길: 17: Villafranca Montes de Oca까지
오늘도 긴 다리로 성큼성큼 날 지나쳤던 소냐를 벨로라도의 바에서 만나 커피를 함께하는데, 그녀에게 유난히 관심을 표현하는 오스트리아 아저씨가 들어오길래 소냐를 그 아저씨에게 남겨두고 나 먼저 출발...
아저씨 홀로 뒤늦게 나를 지나쳐 가는 것을 보니, 소냐는 전 마을 어딘가에 머물기로 했나 보다.
오늘은 독일인 크리스티나가 길동무가 되어주었다. 미국사람과 결혼해서 8년간 뉴욕에서 살았는데, 9.11 이후 미국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고 독일로 돌아왔단다. 물론 나도 그때 미국에 있어서 미국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직접 목격했는데, 나는 그게 중동 출신을 포함한 유색인종에게만 느껴지는 분노나 적개심이 아닐까 했었는데, 완전 백인인 독일인에게도 9.11 이후의 미국은 많이 달라 보였었나 보다.
발에 콤패드를 붙이지 않았더니 오히려 발가락이 편하다. 걷기 시작한 후 발과 다리가 가장 편하게 느껴졌던 날인 것 같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길이 무척 한가하다. 늦은 시간(8시)에 출발해서 그런지...
알베르게에서 만나는 얼굴들이 많이 바뀌었다. 내 동지들(?)은 모두 스쳐갔지 싶다.
오늘 만난 두 동포는 모두 나보다 3일이나 늦게 출발했다.
언니들은 어디를 걷고 있을지 궁금하다. 스위스 할머니도, 독일 커플도, 기타 등등...
바에서 버티다 씻고 짐 정리하고 자고, 내일 아침 일찍 산을 넘어야지...
오늘은 이탈리아 사람이 많이 눈에 띈다.
착해 보이는 팜플로나 출신, 스페인 순례자로는 처음이었던 청년도 다시 만났다. 어찌나 착하게 생겼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