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2/2008

산티아고 가는 길: 28: León까지



날씨: 오랜만에 일곱 방울 이상의 비는 없었음.
6시 10분 출발, 11시 20분 알베르게 도착. 바에서 아침 먹은 것을 포함해서 시속 4km를 유지함.
시속 4km. 내게 이 속도는 꿈의 속도다. 카메라가 없어서 가능한 속도이기도 하지만, 이제 다리가 의지를 따라와 주는 것 같기도...
그런데 무리였는지, 20년 동안 잠잠하던 다리 부종이 도짐.

이브와 그녀의 새 친구와 Y와 점심 먹음. 노천 카페에서... 완전 구워짐.

pilgrim blessing에 참석.

성당 구경: 아름다운 성당. 밀라노 대성당만큼이나 예쁜 스테인드글라스. 규모는 크지 않아도 아름답다. 규모가 작은 것이 절제로 느껴짐. 돈이 없어서라기 보다는 적당한 것이 아름다운 것이라는 개념이 있는 사람의 설계가 아니었을까...

레온 시내: 시내를 구경하겠다는 생각은 아니었는데, 꼭 슈퍼에 가야하는 Y를 따라 나섰다 둘러보게 됐다. 아름답고 세련된 도시다. 약간 파리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스페인이 건축으로 유명한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 만큼 독특하고 아름다운 건물도 많고. 지금까지 봤던 도시들에서 느끼지 못한 세련됨, 정교함, 기품이 느껴진다. 이탈리아의 유수한 건축물에 눈이 단련이 돼서 그런지, 지금까지는 규모도 있고 나름의 스타일은 있지만, 거칠게 느껴졌었다. 한 일주일은 이 도시를 배회해야 아쉬움이 해소될 것 같은 도시.

난생 처음 가우디의 작품을 목격했다. 그저 사각의 건물이지만 외장과 detail이 동화 속 왕자나 공주가 살 것 같이 예사롭지 않다. 예쁜 창, 벽, 지붕, 뾰족 탑... 딱딱한 돌로 어떻게 그렇게 표현할 생각을 할 수 있었는지 놀랍다.

이곳 알베르게는 처음으로 만나는 남녀 구분된 알베르게다. 내가 아는 모든 여자는 그 사실을 환영한다. 냄새도 훨씬 덜 나고, 코고는 소리도 훨씬 덜하다. 왜 코골이도 냄새도 남녀 차이가 있는지 신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