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엔 두오모 광장 바bar condorelli ortigia가 문을 열지 않는단다. 월요일...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염두에 두어야 할 요일이다. 지난 월요일을 보냈던 마르살라를 생각하면 바가 문닫는 것쯤이야 문제도 아니다. 두오모 광장에 있는 바 대신 로마 거리via roma에 있는 비올라 베리커리viola bakery로 갔다. 시금치가 든 아란치노와 견과류가 든 크루아상을 먹었는데 둘 다 너무 맛있다. 요즘 유행하는 표현으로 인생 아란치노와 인생 크루아상이다. 성당이 보이는 두오모 광장의 야외 테이블과 견주어 이길 분위기는 없지만 비올라viola도 웬만한 곳과 견주어 질 분위기는 아니다.
[시라쿠자 포르타 우르비카porta urbica 유적]
기분 좋게 아침을 먹고 느긋하게 풍경을 즐기며 시라쿠자 본토에 있는 기차역으로 갔다. 본토와 오르티지아 섬을 연결하는 다리가 두 개 있다. 북쪽 움베르티노 다리ponte umbertino 중간에서 아르키메데스 동상을 정면으로 볼 수 있어 북쪽 다리로 건너려 살짝 돌아 가려는데 왼쪽에 고대 유적porta urbica이 있다. 시라쿠자가 그리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도시국가였던 수라코우사이surakousai 시절 성문이었다고 한다.
[아르키메데스 동상. 그가 서있는 발판은 그가 고안한 퍼즐 스토마키온stomachion이고, 오른 손에 들고 있는 것은 햇빛을 반사시켜 로마 군함에 불을 냈다는 그가 고안한 거울이다.]
[코린트 청동 말 조각]
기차역 가는 광장에 특이한 청동 말 조각이 서있다. 첫날 오는 길에 봤었는데 서둘러 오느라 그냥 스쳐 지나쳤었다. 찾아보니 코린트 청동 말 조각이라고 한다. 코린트인들이 와서 세운 도시국가였던 시라쿠자의 역사를 표현하기 위한 것 같다. 관광의 목표물인 유적 말고도 곳곳에 도시의 정체성을 알리는 기념물이 암호처럼 박혀있고, 그걸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기차역에 도착해서 표 파는 기계 앞에 줄을 섰다. 앞에 선 사람들이 시계를 보며 초조해서 어쩔 줄을 모른다. 20분의 여유가 있다고 생각한 나는 그들을 보며, 그러니 늦어도 차 시간 20분 전에는 나와야지 하며 내내 여유를 즐기며 느긋하게 표를 샀다. 그러고 플랫폼으로 갔더니 역무원이 급한 목소리로 노토? 라고 묻는다. 그렇다고 하니 2분 남았다고 뛰어, 뛰어 를 외친다. 진짜? 기계를 찾아 서둘러 표에 타임스탬프를 찍고 뛰었다. 검표원들은 파이널 콜이란 뜻인지 호루라기를 불며 난리고, 나는 기차까지 뛰느라 난리고, 난리법석이다. 기차에 겨우 올랐는데 발 디딜 틈이 없다. 만원 버스 타고 학교 다니던 시절에 갈고 닦은 실력으로 틈새를 찾아 비집고 탔다. 시칠리아에서 다음 차는 없다. 무조건 타야 한다. 무릎에서 조차 땀이 나서 흘러 내린다. 무릎이 땀구멍이 있는 기관이었던가?
[노토 가는 길. 저 뒤 산들은 이블레이 산맥monti iblei이 아닐까...]
P.S. 시라쿠자에서 노토 가는 교통편
시라쿠자에서 노토까지는 기차와 버스(AST, interbus)로 갈 수 있다. 기차로는 3~40분, 버스로는 55분 걸린다고 되어 있다. 나는 무조건 기차를 선호해서 기차를 탔지만, 두 도시 모두 버스 정류장이 기차역보다 역사지구에서 가까워 버스를 타는 것도 나쁘지 않는 선택인 것 같다.
- 시라쿠자 버스 정류장: 원래는 corso umberto 196이였던 것 같으나, 당시는 공원parco del foro siracusano 옆 움베르토 거리corso umberto 1에 있었음. 모든 버스가 다 이곳에 서서 매우 혼잡함. 잘 보고 찾아서 타야 함.
- 노토 버스 정류장: viale principe di piemonte와 via pola 교차로 부근 hotel flora noto 근처
[시라쿠자 버스 정류장. 구글 지도]
[노토 버스 정류장. 구글 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