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7/2019

시칠리아 여행: 시칠리아를 떠나며



[팔레르모 Falcone Borsellino 공항. 뒤로 페코라로 산Monte Pecoraro이 보인다]


드디어 집에 가는 길, 경유지 로마 행 비행기 안.

이륙하자 마자 눈 깜짝할 사이에 시칠리아가 시야에서 사라진다. 섬 북쪽 해안에 있는 공항에서 북쪽으로 비행하니 섬이 순식간에 멀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텐데, 그렇게 빨리 멀어질지 몰랐다. 이렇게 순식간에 시칠리아를 완전히 떠날 줄이야…..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마음이 스스로 말을 할 수 있었다면 아직 떠날 마음의 준비가 안됐다는 상투적인 말을 반복했을 것 같다.

여행의 끝이 다가오니 모든 것이 고마웠다. 우여곡절이 많다면 많았지만 그런 건 일도 아니지 하는 정도였고, 집 현관문 열고 들어가서 짐을 내려 놓을 때 까지는 끝난 게 아니라는 생각에 조금 더 기다렸다 말해도 늦지 않다 하며 여행에 대한 한 줄 평을 아껴왔지만, 낯선 이방인을 마음껏 신나게 구석구석 다니도록 허락하고 몸도 마음도 다치게 하지 않고 돌려보내주는 것이 많이 고마웠다. 그래도 마음은 그저 덤덤했다. 떠나는 서운함 보다 곧 집에 간다는 생각으로 들떴다. 그렇게 다채로운 한달을 보낸 곳을 곧 떠나는데, 이 덤덤함은 너무하는 것 아니야 했었다.

그리고 터져나오는 흐느낌. 당황...
입을 막고 누가 볼새라 고개를 창에 박고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모르는 거였구나... 지금 나는 알 수 없는 거구나...

뜨거운 태양 아래서 뜨겁게 보낸 한달...
마음에 인 바람이 잦아들고 시간이 지나며 이미 내 마음 속에 자리잡은 이곳과 이곳에서 보낸 시간의 정체를 차츰 알게 되겠지...

안녕, 시칠리아!!!